"'전설'이라는 단어는 올바른 상황에서 사용해야 한다."
영국 '토크 스포츠'는 2일(이하 한국시간) "토크 스포츠 진행자 앤디 타운센드는 손흥민(32,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 레전드라는 평가를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라고 전했다.
FC서울 유스팀인 동북고 출신인 손흥민은 2009년 11월 함부르크 SV 유소년팀과 계약을 맺었다. 이후 2010년 6월 1군 경기에 합류하며 루드 반 니스텔로이와 같은 전설적인 공격수와 합을 맞췄다.
당시 전설적인 공격수였던 반 니스텔로이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마치 어렸을 때의 나를 보는 것 같다. 손흥민을 주목해야 한다. 그는 슈퍼스타가 될 수 있는 재목"이라며 손흥민의 첫인상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2010-2011시즌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리그컵 경기에서 후반전 교체로 출전해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데뷔골은 FC 쾰르과 치른 리그 맞대결에서 터졌다. 선발로 출전했던 손흥민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뛰어난 볼 컨트롤을 보여주며 프로 데뷔골을 터뜨렸다.
이 골이 터진 직후 함부르크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리오넬 메시도 만 18세에 데뷔했다. 어쩌면 우리는 새로운 전설의 시작을 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라며 손흥민의 등장을 '전설의 시작'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시작을 알린 '전설' 손흥민은 2012-2013시즌까지 함부르크에서 공식전 78경기를 소화하며 20골을 기록했다. 이후 2013-2014시즌 바이어 04 레버쿠젠으로 이적해 팀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 2시즌 동안 29골을 넣은 뒤 2015-2016시즌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하며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이적 첫 시즌인 2015-2016시즌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에서 선덜랜드를 상대로 리그 데뷔전을 치른 손흥민은 해당 시즌 40경기에 출전, 8골 5도움을 올렸다.
이후 적응의 시간을 보낸 손흥민은 점차 출전 시간과 공격 포인트를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해리 케인과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리 알리와 최고의 조합을 만들면서 'DESK' 라인을 구축했다.
손흥민은 케인과 팀의 핵심 공격 조합을 이루면서 팀의 주포로 떠올랐다. 2021-2022시즌엔 리그에서 23골을 기록,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면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리그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21년 7월 구단과 재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25년 6월까지로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돼 있다. 손흥민은 2023-2024시즌 케인이 떠난 뒤 팀의 주장을 맡아 선수단의 믿음을 받으며 안정적인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손흥민은 여전한 득점력으로 팀의 공격을 최전방에서 이끌고 있다. 지난달 31일 다시 골망을 흔들어 팀의 2-1 역전승을 이끈 손흥민은 리그 15호 골이자 토트넘 통산 160번째 골을 맛봤다.
160골은 구단 최다 득점 랭킹 단독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 득점 전까지 손흥민은 1960년대에 토트넘에서 뛰었던 클리프 존스와 함께 구단 통산 득점 공동 5위(159골)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번 골로 단독 5위에 등극한 손흥민이다.
구단 통산 160골을 기록한 손흥민 위로는 마틴 치버스(174골), 바비 스미스(208골), 지미 그리브스(266골), 해리 케인(280골) 4명만 자리하게 됐다. 이제 손흥민의 다음 목표는 174골을 기록한 마틴 치버스다. 14골만 더 넣으면 되기 때문에 다음 시즌에도 토트넘에서 활약한다면,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시즌 손흥민의 골은 단순한 득점 이상의 의미다. 손흥민이 골을 넣으면 토트넘은 지지 않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 2일 번리와 맞대결에서 시즌 첫 골을 기록했다. 당시 토트넘은 5-2로 승리했다. 이후 손흥민은 9월 24일 아스날전(2-2 무)에서 다시 득점했고 10월 1일 리버풀전(2-1 승)에서도 골맛을 봤다.
손흥민은 풀럼(2-0 승), 크리스탈 팰리스(2-1 승), 맨체스터 시티(3-3 무), 뉴캐슬 유나이티드(4-1 승), 에버튼(2-1 승), 본머스(3-1 승), 팰리스와 리턴 매치(3-1 승), 아스톤 빌라(4-0 승)와 경기에서 득점했고, 토트넘은 손흥민이 골을 넣으면 지지 않았다.
단순한 공격수, 주장을 넘어서 토트넘의 '승리 요정'이 된 손흥민이다.
이러한 활약에도 타운센드는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전설' 중 한 명이 되기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손흥민은 최고 수준의 선수고 훌륭한 선수다. 하지만 '레전드'라는 용어는 올바른 상황에서 사용해야 하는 단어"라고 주장했다.
타운센드는 "누군가가 내 대본에 (손흥민은 레전드라는) 내용을 넣어놨지만, 옳지 않다"라며 "난 손흥민이 토트넘의 훌륭한 핵심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레전드? 그건 아니다"라고 다시 강조했다.
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인 손흥민은 아직 트로피가 없는 것이 흠이다. 손흥민과 토트넘은 2016-2017시즌 프리미어리그 준우승,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경험할 뿐 우승은 아직 이뤄내지 못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