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모든 경기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
앤지 포스테코글루(59) 감독이 임대로 뛰고 있는 독일 공격수 티모 베르너(28, 토트넘)를 칭찬하고 나섰다.
베르너는 지난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손흥민(32)이 아시안컵 차출로 빠지면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라이프치히에서 영입됐다. 이반 페리시치와 마노르 솔로몬이 부상으로 빠진 만큼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었다.
하지만 베르너에 대한 전망은 기대보다 우려가 컸다. 이미 프리미어리그에서 한차례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두 시즌 동안 첼시에서 뛰었으나 리그 56경기 10골 13도움에 그쳤기 때문이다. 결국 베르너는 다시 친정인 라이프치히로 돌아가야 했다.
슈투트가르트 유스에서 성장해 라이프치히를 거치면서 분데스리가 정상급 공격수로 인정을 받은 베르너였다. 라이프치히서 159경기 동안 95골을 넣은 베르너라서 실망은 더욱 컸다. 5300만 유로(약 769억 원)의 이적료가 무색한 결과였다.
베르너 스스로도 프리미어리그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그래서 토트넘의 임대 제안을 바로 받아들였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자신의 기량을 다시 증명할 수 있는 명예 회복 기회가 간절했던 베르너였다.
윙어와 스트라이커가 가능한 베르너는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을 앞세워 뒷공간 침투와 역습 전개 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활동량도 뛰어나고 수비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편. 그러나 단 하나, 최전방 공격수의 가장 큰 임무인 마지막 마무리가 시원치 않다는 평가다.
토트넘에서도 결정력은 여전한 모습이다. 하지만 스스로 해결하기보다는 동료와 연계를 통한 기회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시즌 리그 9경기서 2골 2도움을 올린 수치 이상으로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베르너의 최근 인터뷰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그는 "나도 골을 넣고 싶지만 (득점은) 더 이상 내 경기의 주요 부분이 아니"라면서 "이제 나이가 들었다. 도움과 낮은 위치에서 움직임이 팀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손흥민이 역전 결승골을 넣었던 지난 31일(한국시간) 루턴 타운과 경기에서도 베르너의 활약은 돋보였다. 베르너는 손흥민이 후방에 내려와 공을 빼앗은 뒤 넘겨주자 왼쪽 공간을 치고 들어간 뒤 문전 앞에 있던 브레넌 존슨에게 공을 패스했다.
존슨은 쇄도하던 손흥민을 보고 공을 뒤로 내줬고 손흥민은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루턴 골망을 흔들었다. 베르너가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충분히 위협적인 모습으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어 놓은 장면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베르너를 칭찬했다. 1일 영국 '더 스탠다드'에 따르면 그는 기자회견에서 베르너에 대해 "그가 모든 경기에서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말하는 것이 공평하다"고 칭찬했다.
이어 그는 "베르너는 아마 몇 골을 더 넣고 싶어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우리 구조의 중요한 부분이고 이번 경기에서 정말 잘했다고 본다"면서 "지난 몇 경기에 출전했지만 우리 경기를 더 많이 이해하면서 더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베르너를 칭찬했다는 것은 베르너의 토트넘 잔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토트넘은 베르너를 영입할 당시 완전 이적 옵션을 포함시켰다. 토트넘이 1500만 파운드(약 255억 원)를 라이프치히에 내면 베르너는 완전히 토트넘 선수가 된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