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는 지난 3월 31일 0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에서 루턴 타운을 2-1로 제압했다.
토트넘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실점했다. 역습 공격에서 안드로스 타운젠드가 비수마를 제친 뒤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이를 받은 로스 바클리가 욕심내지 않고 왼쪽으로 내줬고, 타히트 총이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이후 토트넘은 적극적으로 동점 골을 노렸지만, 베르너가 다시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고 손흥민이 골대를 때리는 등 득점은 쉽지 않았다.
토트넘은 전반에 부진했던 쿨루셉스키를 빼고 브레넌 존슨을 투입했다. 그리고 득점이 터졌다. 후반 6분 존슨이 우측면에서 포로와 원투패스를 주고받은 뒤 반대편에서 뛰어드는 베르너를 향해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카보레가 공을 걷어내려다 자기 골문 안으로 차 넣고 말았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용병술이 효과를 봤다.
토트넘은 승점 3점 획득을 위해 계속해서 몰아쳤다. 좀처럼 득점하지 못했지만,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후반 41분 손흥민이 역습 기회에서 빠르게 공을 몰고 올라간 뒤 왼쪽 공간으로 패스를 건넸다. 베르너가 박스 안으로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존슨이 발을 뻗어 뒤로 내줬다. 손흥민이 곧바로 슈팅했고, 공은 하시오카 다리 사이로 들어가면서 굴절된 뒤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골을 그대로 지키면서 경기는 토트넘의 2-1 역전승으로 매조지었다. 경기 종료 후 영국 '데일리 메일'은 양 팀 선수들의 평점을 매겨 공개했다. 홀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이는 역시 손흥민이었다. 이 경기 손흥민은 약 88분을 소화하면서 1골 이외에도 85%(23/27)의 패스 성공률, 기회 창출 1회, 유효슈팅 2회, 상대 박스 내 터치 10회, 공격 지역 패스 4회를 기록하며 토트넘 공격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데일리 메일은 손흥민에게 10점 만점에 8점을 매기면서 "골대를 때리면서 황금과도 같은 기회를 놓쳤지만, 후반전엔 승리를 위해 스스로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히샬리송이 복귀한다면 다시 윙포워드로 나설 것"이라고 평가했다.
손흥민의 골이 더욱 값진 의미가 있었다. 극적인 역전승으로 토트넘은 4위 싸움을 위한 동력을 이어가게 됐다. 한 경기 더 한 빌라와 3점 차이로 계속 이긴다면 자력으로 4위로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여러모로 너무나 값진 손흥민의 골.당연히 손흥민의 골이 터지자 토트넘 팬들은 열광했다.
특히 그 주인공이 이번 시즌 팀을 이끌고 있는 팀의 영웅인 손흥민이기에 팬들의 반응은 더욱 열광적이었다. 여러 팬들은 손흥민의 골에 미친듯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손흥민의 골 덕에 토트넘은 4위 싸움 동력을 이어가게됐다.
여기에 손흥민은 득점 선두 엘링 홀란(18골)을 3골 차로 추격하며 득점왕 경쟁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손흥민은 득점 직후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와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런 손흥민을 향해 토트넘 홈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손흥민은 이번 골로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 TOP 5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토트넘 통산 160골 고지를 밟으며 클리프 존스(159골)를 제치고 구단 역대 최다 득점 단독 5위로 올라섰다. 이제 그의 위에는 마틴 치버스(174골)와 바비 스미스(208골), 지미 그리브스(268골), 해리 케인(280골) 4명뿐이다.
영국 'BBC'의 전문가 가레스 크룩은 손흥민을 EPL 30라운드 ‘이주의 팀’에 포함시키면서 “다행스럽게도 요즘 토트넘에서 꾸준한 선수는 손흥민뿐이다. 그가 없었다면 토트넘은 침몰했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브렌드포드랑 1-1 무승부에 그친 6위 맨유(승점 48)랑 승점 차이를 8점까지 벌렸다. 경기 후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한 기자에게 "맨유와 8점 차이인데 여전히 경쟁 상대라고 여겨지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자칫 잘못하면 난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는 질문. 그러나 뛰어난 인터뷰 실력으로 유명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현명하게 빠져나갔다. 그는 "모르겠다. 일단 우리랑 맨체스터 시티(승점 62)가 8점 차이다. 너는 우리가 우승 후보라고 생각하냐?"라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여러모로 곤란할 수 있는 질문서 기자에게 총대를 돌린 것. 이 질문을 한 기자가 제대로 답하지 못하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현명하게 위기를 넘겼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