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먹듯 선발 출전했던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가 이제는 '교체'로라도 그라운드를 밟으면 다행인 분위기다.
뮌헨은 오는 3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2023-2024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7라운드 맞대결을 치른다. 나란히 26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뮌헨은 19승 3무 4패 승점 60으로 리그 2위다. 도르트문트는 14승 8무 4패 승점 50으로 4위.
뮌헨은 1위 레버쿠전에 승점 10점 차로 뒤져 있다. 반드시 이번 경기에서 승점 3점을 확보해 격차를 줄여야 한다. 3월 A매치로 인해 선수들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가동할 상황이 아니다.
독일 매체 ‘키커’는 이 경기 선발 명단에서 센터백 김민재를 제외시켰다. 그 대신 에릭 다이어와 마테이스 데 리흐트가 뮌헨 중앙 수비 라인에서 합을 맞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체의 예상이 현실이 된다면 김민재는 소속팀에서 4경기 연속 선발 제외다.
지난 6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 SS 라치오전(3-0 승리)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던 김민재는 끝내 출전하지 못했다. 9일 열린 마인츠와 분데스리가 맞대결에선 후반 30분 다이어와 교체돼 가까스로 경기에 뛸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김민재는 16일 다름슈타트와의 분데스리가 26라운드 맞대결에선 다시 벤치만 달궜다.
이후 김민재는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끌던 한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해 3월 A매치 2경기를 치르고 27일 뮌헨으로 복귀했다.
뮌헨으로 돌아온 김민재가 이번엔 '선발 기회'를 잡을지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키커'는 이번에도 김민재가 아닌 다이어를 선택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다이어는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다.
투헬 감독이 직접 다이어의 손을 들어줬다. 10일 독일 '스포르트1'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김민재에겐 정말 어려운 상황이다. 김민재는 선발로 나설 자격이 있다. 매우 훌륭한 선수이기 때문"이라고 감싸고돌면서도 이내 "그러나 이럴 때(선발에서 제외)도 있는 법이다. 다이어는 아주 명확하게 플레이하며 말도 많이 한다. 우리에게 좋다. 더 리흐트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둘 다 한 발 앞서 있다"라고 밝혔다. 다이어가 주전 경쟁에서 김민재보다 앞서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활발한 소통'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재에겐 뮌헨 이적 후 15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한때 ‘혹사 논란’까지 일었던 때가 그리울 상황이다.
냉정히 김민재의 선발 제외가 더 이상 놀랍지 않다. 다이어가 나섰던 3경기에서 뮌헨이 모두 승리를 챙겼을뿐더러 투헬 감독이 나서 다이어를 더 선호한다고 밝힌 상황에서 김민재의 선발을 점치는 것이 이젠 욕심인 분위기다.
일단 김민재는 투헬 감독으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서 16일 국내 언론을 인용해 김민재의 인터뷰 내용을 전한 't-online' 일부를 발췌한 유럽이적시장에 정통한 파브리시오 로마노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렇게 벤치에 (자주) 앉아 있던 경험은 없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배울 점도 있다.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나 역시 경기에 많이 나섰지만 뮌헨엔 좋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내가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날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벤치 선수로 내려앉고 이적설까지 피어오르면서 김민재는 흔들릴 법하지만 묵묵히 기회를 기다리고 있다.
한편 최근 상황이 좋지 못한 김민재는 '가치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이적시장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크트'는 28일 아시아 선수들 가치를 재평가했다. 새롭게 산정된 평가에서 김민재의 가치는 지난 평가보다 500만 유로(72억 원) 하락한 5,500만 유로(한화 약 801억 원)로 책정됐다. 이전 김민재의 최고 몸값은 6,000만 유로(약 877억 원)였다. ‘전 직장’ 나폴리에서의 활약이 크게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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