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박항서 감독에게 진한 미련이 남았다.
베트남축구협회는 지난 26일 필립 트루시에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베트남이 홈경기에서 인도네시아에게 0-3 완패를 당한 직후에 나온 결정이다. 베트남은 A매치 7연패에 빠졌다.
박항서 감독 시절 ‘동남아의 왕자’로 군림했던 베트남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 이제 베트남은 동남아에서도 3류로 전락했다.
박항서 감독은 지난 27일 고문을 맡고 있는 박닌FC의 개막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베트남 언론은 ‘베트남 감독직으로 복귀할 생각이 있냐?’고 질문했다.
‘베트남 익스프레스’의 보도에 따르면 “박항서 감독은 복귀질문을 받고 ‘감사하다’면서 미소만 짓고 구체적인 대답은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박항서 감독은 2017년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2018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2018 AFF컵 우승, 2019 아시안컵 8강, 2019년과 2021년 금메달 2개 등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그는 베트남을 역사상 처음으로 2022년 월드컵 최종 예선에 진출시켰다.
이후 베트남은 눈이 높아져도 너무 높아졌다. 동남아 1등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한국, 일본과 경쟁하면서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박 감독은 2023년 초 베트남축구협회와 계약이 만료된 뒤 대표팀을 떠났다.
성적은 박항서 감독이 냈는데 정작 열매는 트루시에 감독이 따먹었다. 징뉴스’에 따르면 트루시에 감독의 연봉이 150만 달러(약 19억 5천만 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감독의 연봉보다 훨씬 높은 금액이다. 축구협회 후원사가 트루시에의 연봉을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그는 2026년 7월 31일까지 4년 계약기간을 보장받았지만 도중에 경질됐다.
베트남을 떠난 박 감독은 태국, 중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으로부터 코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국대표팀의 임시 감독으로 물망에 올랐지만 선임은 되지 않았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