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게리 오닐(41)을 원한다. 그런데 감독은 아니다.
'ESPN'은 27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코치진 구성에 있어 게리 오닐 울버햄튼 원더러스 감독과 논의하고자 한다"라고 알렸다.
오닐 감독은 지난 2023년 8월, 시즌 개막 직전 울버햄튼의 지휘봉을 잡았다.
영국 '디 애슬레틱'은 지난해 8월 시즌 개막 전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순위를 예상했다. 맨체스터 시티가 다시 우승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울버햄튼은 18위로 강등될 것을 예상했다.
2022-2023시즌 13위로 시즌을 마무리한 울버햄튼이 '강등권'이라는 예상 성적표를 받은 이유는 보강이 부실했기 때문이다. 흑자를 내야만 했던 울버햄튼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 대신 매각에 집중했다. 주앙 무티뉴, 후벵 네베스, 네이선 콜린스, 아다마 트라오레 등을 떠나 보냈고 굵직한 영입생으로는 자유 계약으로 데려온 맷 도허티가 유일했다.
이렇게 구단의 지원이 부족하다보니 훌렌 로페테기 당시 울버햄튼 감독은 팀을 떠나고 말았다. 울버햄튼은 지난 시즌 강등권으로 추락했던 본머스를 잔류시킨 게리 오닐 감독을 빠르게 선임하면서 불확실한 2023-2024시즌에 돌입했다.
당시 디 애슬레틱은 "울버햄튼은 정말 걱정된다"라며 "지난 시즌 부진했고, 라울 히메네즈, 무티뉴, 네베스를 잃었다"라고 핵심 선수를 잃은 울버햄튼의 미래를 걱정했다.
이어 매체는 "울버햄튼은 모든 구성원을 매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오래 지키고자 했던 로페테기 감독마저 떠났다. 울버햄튼은 강등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뚜껑을 열어보니 울버햄튼의 행보는 대단했다. 예상 밖의 상승세로 맨체스터 시티, 토트넘 홋스퍼 등 강호를 물리쳤고 패색이 짙은 경기는 꾸역꾸역 무승부를 만들면서 승점을 쌓아 올렸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오닐 감독과 황희찬이 있었다.
지난 2021-2022시즌 도중 임대로 RB 라이프치히를 떠나 울버햄튼으로 이적한 황희찬은 2022년 1월 울버햄튼으로 완전 이적했다.
임대 이적 직후 연속 골을 터뜨리며 팀에 잘 녹아드는 것처럼 보였던 황희찬은 시간이 지날수록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입지가 줄었고 2022-2023시즌을 앞두고 리즈 유나이티드 등 다수 클럽과 이적설이 나기도 했다.
인내의 시간을 보낸 황희찬은 마침내 터졌다. 이번 시즌 가장 큰 활약을 보여준 선수는 황희찬이다. 지난 8월 14일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경기에서 시즌 첫 골을 터뜨린 황희찬은 9월 3일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도 골망을 흔들었다. 바로 다음 라운드인 리버풀과 경기에서도 골 맛을 봤지만, 세 골 모두 팀의 승리로 이어지진 않았다.
황희찬은 루턴전 숨을 고른 뒤 9월 30일 맨체스터 시티를 만났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도 득점을 기록한 황희찬은 자신의 이름을 프리미어리그 전체에 알렸다.
오닐 감독의 지도 아래 황희찬은 팀의 주포로 떠올랐다. 비록 최근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오닐 감독과 황희찬의 합은 대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맨유가 오닐 감독을 원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만, 감독으로 원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매체는 "맨유의 지분을 인수한 이오네스 그룹의 짐 랫클리프 경은 새로운 코칭 구조를 만들길 원한다. 여기에 오닐 감독을 향해 관심을 드러냈다"라고 알렸다.
ESPN은 "맨유가 오닐 감독에게 어떠한 직책을 부여할진 자세히 알 수 없다. 맨유는 코칭 스태프 개편을 원한다"라고 덧붙였다.
만약 오닐 감독이 맨유 이적을 택한다면, 황희찬은 한 시즌 만에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찍게 도운 감독과 결별하게 된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