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파문’ 루이스 루비알레스 전 스페인축구협회 회장에게 징역형이 구형됐다.
27일(이하 한국시간) 로이터,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검찰은 루비알레스에게 성추행 혐의 1년, 강요 혐의 18개월 등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루비알레스는 지난해 8월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서 스페인이 정상에 오르자 스페인 국가대표 헤니페르 에르모소의 동의 없이 강제 입맞춤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에르모소의 얼굴을 붙잡고 시상대 위에서 키스했다.
당시 에르모소는 라커룸에 돌아가 “기분이 좋지 않았다”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순식간에 언론을 통해 소식이 퍼지면서 루비알레스 회장의 행동이 성추행에 해당하는 신체 접촉이란 비판이 일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루비알레스 회장은 자신이 만행을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그는 “나의 행동은 틀렸다. 실수를 인정한다. 더 신중했어야 했다”라고 고개 숙였다. 그러면서도 사전 동의를 구하고 키스를 했다고 주장했다.
비난 여론은 잠잠해지지 않았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까지 나서 “사과로는 충분하지 않다. 스페인 축구가 망신을 당했다”며 공식 성명을 발표했고, 스페인 여자축구 리그도 “루비알레스 회장이 월드컵 우승을 더럽혔다”라고 강하게 목소리를 냈다.
에르모소가 가입한 노동조합 풋프로도 성명을 내고 “키스에 동의한 적 없다. 우리는 그러한 행위가 반드시 처벌받도록 할 것"이라며 "(축구협회장이) 제재를 받고, 우리가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행동으로부터 여성 축구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모범적인 조치가 나와야 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에르모소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서도 "어떤 직장에서도 이런 동의 없는 행동의 피해자가 나와선 안 된다”며 자신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결국 루비알레스는 스페인축구협회에서 직책을 잃었다.
한편 스페인 검찰은 에르모소에게 ‘합의에 의한 키스였다’라고 뒤에서 협박한 전 대표팀 감독 호르헤 빌다, 스포츠 디렉터 알베르트 루케, 스페인축구협회 마케팅 책임자 루벤 리베라에게도 각각 징역 18개월을 구형했다.
루비알레스를 포함한 이들 4명은 에르모소에게 총 10만 유로(약 1억 4600만 원)의 손해배상금도 지급해야 한다.
검찰은 루비알레스가 향후 7년 6개월 동안 에르모소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접근금지 명령'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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