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축구대표팀이 필립 트루시에(69) 감독을 경질하면서 후임 사령탑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일부 베트남 팬들은 전임 박항서(67) 감독의 복귀를 바라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 26일(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F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그러자 베트남축구연맹(VFF)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VFF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맡고 있던 트루시에 감독과 계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예고된 결말이기도 했다. 베트남은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필리핀과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으나 이라크전 패배에 이어 인도네시아와 2연전까지 모두 내줘 3위로 내려앉았다.
부임 후 늘 박항서 감독과 비교됐던 트루시에 감독이었다. 베트남은 박항서 재임 기간 AFF컵 우승, 동남아시안(SEA) 게임 금메달 2개,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등의 성과를 내며 동남아 최고 팀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박 감독의 뒤를 이은 트루시에 감독 체제의 베트남은 14경기에서 4승 10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기대와 달리 강력했던 베트남의 모습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박항서 감독의 복귀가 거론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베트남 '켄흐14'는 28일(한국시간) "트루시에 감독이 떠났지만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대표팀을 살리기 위해 복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우선 VFF는 최근 박항서 감독 대표 소속사(디제이매니지먼트)와 접촉을 가졌다. 트루시에 감독 후임이 가능한 감독 후보들을 VFF에 제안한 것. 그러나 결과가 좋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 회사가 내놓은 이름에 박항서 감독의 이름은 없었다.
이를 두고 이 매체는 "박항서 감독 자신도 1년 전 떠나온 뜨거운 자리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해석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을 떠나면서 "다시 감독직을 맡을 계획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매체는 "변화가 잘못되면 사람들은 좋았던 일을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박 감독이 세운 공로를 나열했다. 그러나 "박 감독이 지난 2번의 AFF컵에서 태국에 연패, 쇠퇴하기 시작했다"면서 "아직 상황이 나쁘지 않은 상황도 박항서 감독이 결별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 매체는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대표팀에 복귀한다면 주요 과제는 2024 AFF컵이 될 것"이라면서도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가 부상한 만큼 올해 AFF컵은 성공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때문에 이전 대회에 비해 리스크가 더욱 클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박항서 감독은 여전히 베트남 축구팬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면서 "다시 돌아와 실패할 위험이 크다면 박 감독의 이미지가 하락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많은 베트남 팬들이 그의 이름을 부르고 있지만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박 감독은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이 매체는 "박 감독의 복귀가 일시적으로 여론을 진정시킬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박 감독이 66세인 지금 장기적인 길이 아니다. 머지 않아 박 감독과 작별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완전히 헤어지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 박 감독의 복귀에 반대했다.
한편 박 감독은 현재 베트남 박닌FC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베트남에서 자신이 설립한 축구 아카데미를 운영, 계속해서 베트남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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