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감독 교체에 당연한 결과였다
베트남축구연맹(VFF)는 26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VFF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트루시에 감독과 2024년 3월 26일 자로 계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했다”라고 발표했다.
베트남은 26일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F조 4차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지난 21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원정에서 0-1로 패한 베트남은 안방에서 0-3 완패를 당했다. 인도네시아 경기가 패배로 끝나자 VFF는 곧바로 트루시에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지난 2017년 박항서 감독 부임 후 동남아시아의 강호로 자리잡은 베트남은 최근 무너졌다. 베트남은 박 감독과 함께 5년 동안 아세안축구연맹(AFF)컵 우승, 2019 아시안컵 8강 진출, 동남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동남아시아 최강팀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과 결별했고 새 감독으로 트루시에 감독과 손을 잡았다.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활약했던 트루시에 감독은 베트남 연령별 대표팀 감독직을 역임한 바 있다. 선택은 좋지 않았다. 베트남은 지난 2023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일본, 인도네시아, 이라크에게 연달아 패배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당연히 직전 대회에서 8강까지 오른 박항서 감독과 비교됐다. 트루시에 감독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이라크전을 앞두고 “언론의 비판은 당연하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 2패를 지켜본 언론과 팬들의 반응을 이해한다”라면서도 “베트남 언론은 팬처럼 감정적으로 반응한다. 그들은 우리가 지난 8개월 동안 이룬 성과를 보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했다.
트루시에 감독은 “사람들은 베트남축구연맹이 나를 선임하기 전 베트남이 월드컵 예선에서 8패를 기록했다는 사실을 잊었다”라면서 박항서 감독 시절 성적을 언급했다. 또 “안타깝게도 언론은 팀 내부를 볼 수 없다. 선수들의 노력으로 경기에 나선다는 사실을 모르면서 비판한다. 노력을 존중해주지 않아 실망스럽다”라고 말했다.
지난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에서 인도네시아와 2연전을 치렀으나, 원정에서 0-1, 홈에서 0-3으로 완패하며 2연패를 기록했다. 최근 A매치 10경기에서 무려 1승 9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이날 패배로 베트남은 월드컵 3차 지역 예선 진출 불발이 유력시된다. 이미 이라크가 승점 12점으로 1위
가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인도네시아가 맞대결 2연전서 웃으면서 승점 7(2승 1무 1패)로 베트남(승점 3)과
차이를 확 벌리면서 조기 경질로 이어졌다.
베트남 'ZNEWS'는 "트루시에 감독은 의도적일지 모르겠지만 박항서 감독이 발굴한 스타들을 모두 제외됐다. 응우엔 꽝 하이를 비롯해서 부 반탄, 도흥동, 호탄타이, 호앙득 등 박항서 감독 시절 자리잡은 스타 선수들이 모두 트루시에 체제서 배제됐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최근 1년 동안 베트남에서 박항서 감독 시절 발굴된 스타들이 사라지면서 무슨 문제가 있는지 우려됐다. 트루시에 감독은 자신이 지휘하던 U-23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짜면서 아예 말도 안 되는 세대 교체에 나섰다"고 지적했다.
이어 "베트남 V리그 최고의 선수, 호앙득이나 꽝 하이가 배제됐다. 트루시에 감독은 이러한 선수 선발에 대해서 전술 핑계를 말했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하다. 트루시에 감독은 박항서 감독의 업적을 일부러 지울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ZNEWS는 "한 인도네시아 코칭 스태프는 베트남전을 앞두고 '꽝하이는 어디갔냐'고 되물었다. 누가 봐도 베트남 최고의 선수들이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 이상하다. 그리고 베트남이 14경기서 10패를 기록하면서 트루시에 감독도 끝까지 이 질문에 답을 하진 못했다"라고 강조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