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1, 토트넘)이 대표팀에서 골을 넣었단 소식에 토트넘도 흥분했다.
‘캡틴’ 손흥민은 26일(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태국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1골을 기록, 팀의 3-0 완승에 일조했다.
한국은 승점 10점(3승 1무)을 만들면서 C조 1위 자리를 지켰다. 태국은 승점 4점(1승 1무 2패)으로 조 3위에 머물렀다.
손흥민은 한국이 1-0으로 리드하고 있던 후반 9분 박스 안 왼쪽 깊숙한 곳에서 골키퍼 가랑이 사이로 공을 통과시켜 득점을 기록했다. 도움을 준 선수는 이강인.
이강인은 자신이 ‘도움’을 줬다는 것을 알고 손흥민에게 달려가 안겼다. 그런 이강인을 손흥민은 상당히 귀여워했다.
한국 축구 팬들에게 이강인과 앙금이 없는 사이라는 것을 대대적으로 알린 손흥민이다.
‘탁구 사건’으로 엮어 있던 이강인과 손흥민은 태국전을 앞두고 상당한 관심을 받았었다.
손흥민은 지난 2월 중순께 막을 내린 카타르아시안컵 도중 이강인과의 내분설에 휩싸였다.
그는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준결승 경기를 하루 앞둔 지난달 6일 저녁 시간 때 탁구를 하려는 이강인 등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일부 선수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쳤다. 그 여파 때문인지 한국은 요르단에 0-2로 패하며 ‘우승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일명 ‘탁구 게이트’에 팬들은 크게 분노했다. 이강인이 무례했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결국 동생 이강인이 고개를 숙이면서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는 내분설이 알려진 직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두 차례 사과문을 올렸다. 그리고 손흥민이 있는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대면 용서까지 구했다.
손흥민은 그의 사과를 받아줬다. 이강인과 나란히 서서 밝게 웃는 사진을 공유하며 너그럽게 포용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강인의 사과는 계속됐다. 지난 20일 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카메라 앞에 선 그는 "아시안컵 기간 동안 너무 많은 사랑과 관심 그리고 응원을 보내주셨다. 그런데 그만큼 보답해드리지 못하고 실망시켜 드려 너무 죄송하다"라고 고개 숙였다.
그의 사과에 앞서 손흥민도 "이강인 선수가 모든 선수들 앞에서 자기가 어떤 행동을 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등에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사과에는 용기가 필요하고, 강인 선수가 용기 있는 자세를 보여서 선수들도 이런 마음을 잘 받아주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며 이강인을 감쌌다.
직전 태국과 3차전에선 두 선수의 시원한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골을 합작했고, 이강인과 손흥민이 함께 포옹하면서 남아 있는 앙금은 전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태국전 손흥민의 득점에 이강인과 한국 팬들 말고도 또 신난 이가 있다. 바로 토트넘이다.
토트넘은 한국과 태국전이 열리기 전후로 손흥민의 사진을 꾸준히 올리기 시작했다.
손흥민이 골을 올리자 토트넘은 더욱 빠르게 구단 소셜 미디어 계정을 손흥민 사진으로 도배했다.
한국에서도, 토트넘에서도 팀을 이끌고 있는 손흥민의 위상을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