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8경기 만에 거둔 무실점 승리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26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홈팀 태국을 상대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4차전’을 치러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10점(3승 1무)을 만들면서 1위 자리를 지켰다. 태국은 승점 4점(1승 1무 2패)으로 조 3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조규성이 최전방에 자리했고 손흥민-이재성-이강인이 공격 2선에서 섰다. 백승호-황인범이 허리를 책임지고 김진수-김영권-김민재-김문환이 포백을 꾸렸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한국은 초반 태국의 압박에 고전했다. 지난 1차전과 마찬가지로 경기 초반 태국이 라인을 올리고 강력하게 압박하자 실수가 나왔고 순간적으로 흔들렸다.
해답은 역시 골이었다. 전반 19분 이재성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물꼬를 텄고 후반 9분 손흥민, 후반 37분 박진섭이 연달아 득점하면서 3-0 승리를 거뒀다.
많은 골이 터진것보다 좋은 소식은 무실점 승리라는 점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수비에서 취약했다. 세계 최고의 수비수 김민재가 버티고 있었지만, 무실점 승리는 어려웠다. 아시안컵에서 치른 모든 경기에서 실점하며 7경기 연속 실점의 늪에 빠져 있었다.
'클린스만호'는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과 경기에서 3-1로 이긴 것을 시작으로 모든 경기에서 상대에 힘없이 실점했다. 요르단과 치른 준결승전(0-2 패배)까지 11실점을 내주면서 수비에서 큰 문제를 드러냈다.
당시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4강에 진출했고 준결승까지 오른 상황에서 실패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라며 "중동에서 개최하다 보니 많은 동아시아 팀들, 저희 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도 마찬가지로 중동 팀을 상대로 고전했다"라고 실점 문제를 환경 탓으로 돌렸다.
오랜만에 치른 '무실점 경기', 이 경기는 달랐다. 김문환의 스로인 실수가 나오긴 했지만, 김민재-김영권의 깔끔한 수비와 조현우의 선방쇼로 무실점 승리를 따냈다.
경기 종료 후 황선홍 감독은 "하나의 팀으로 승리만 위해 모두 준비했다. 코칭스태프, 선수들, 지원스태프들 최선을 다했다는 게 고마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컨디션 사이클을 맞추는 게 힘들었다. 하루를 준비하고 1차전을 치르는 게 제일 어려웠다. 유럽에서 오는 선수들과 함께 모든 걸 찾기는 어려웠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뛸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8경기 만에 거둔 무실점 승리다. 안심하긴 이르다. 김민재를 필두로 수비부터 바꿔나가야 하는 한국 축구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