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는 수비 라인을 지휘할 만한 성격이나 카리스마가 없다. 어려움을 겪을 것."
'인터 밀란 원클럽맨' 주세페 베르고미(61)가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 영입설에 반대 의견을 표했다.
이탈리아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22일(한국시간) 베르고미와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그는 최근 화두로 떠오른 친정팀 인테르의 센터백 영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민재와 크리스 스몰링(AS 로마) 이름도 나왔다.
현재 인테르는 수비진에 문제가 생겼다. 베테랑 수비수 프란체스코 아체르비가 10경기 출장 정지 위기에 빠졌기 때문. 그는 지난 나폴리전에서 상대 수비수 주앙 제주스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체르비는 '깜둥이(Negro)'라는 모욕적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이탈리아 대표팀은 3월 A매치 소집 명단에서 그를 제외했다. 게다가 인종차별 혐의가 인정될 시엔 10경기 이상 출장 정지 징계도 가능하다. 아체르비는 인종차별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주장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인테르는 아예 새로운 수비수를 물색 중이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인테르는 수비 보강을 노리고 있다. 김민재는 '꿈의 선수'다"라며 "다음 이적 시장에서 가장 필요한 건 새로운 중앙 수비수다. 단순한 대체자가 아니라 수비진을 이끌어갈 진짜 주인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1순위 후보는 김민재였다. 매체는 "인테르가 선택할 수 있다면, 데려올 수비수가 단 한 명 있다면 바로 김민재"라며 "인테르의 관심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에르 아우실리오 디렉터는 그가 페네르바체에서 뛴 이후로 눈여겨봤고, 2022년 7월 파리 생제르맹이 밀란 슈크르니아르를 데려가려고 했을 때 김민재를 주목했다"라고 설명했다.
김민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주전 경쟁에 애를 먹고 있는 점도 힘을 더한다. 매체는 "김민재는 이제 바이에른 소속이고, 이론상으로는 누구도 뚫을 수 없는 선수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는 바이에른에서 사실상 자리를 잃었으며 언론과 팬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본인도 현 상황에 그다지 만족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임대 영입 가능성도 언급했다.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앞으로 몇 주 동안 김민재의 입지를 주시해야 할 것이다. 인테르도 관심 있는 눈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다. 바이에른은 영입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선수를 5000만 유로(약 727억 원)에 판매하는 게 불가능하다면 임대 옵션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매체는 "또한 인테르와 바이에른 사이에는 훌륭한 관계가 존재했음을 잊어선 안 된다. 지난해 여름 얀 좀머와 뱅자맹 파바르 이적도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베르고미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지난 1979년부터 1999년까지 인테르에서 활약한 전설적인 수비수로 UEFA 컵 3회(1990-1991, 1993-1994, 1997-1998), 세리에 A 우승 1회(1988-1989) 등 총 6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982년 월드컵에선 10대의 나이로 이탈리아의 우승에 큰 힘을 보태기도 했다.
베르고미는 김민재가 아체르비를 대신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그는 "스리백의 중앙 수비수(스위퍼)를 말하는 거라면 그건 김민재의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수비 라인을 지휘할 만한 성격이나 카리스마가 없다. 내 생각에 그는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김민재는 속도와 수비력을 갖췄지만, 다른 특성이 필요하다. 나는 그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베르고미는 "일반적으로 김민재는 신뢰할 수 있고, 우리의 챔피언십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인테르는 나폴리와 비교했을 때 후방에서 다른 방식을 갖고 있다"라며 "개인적으로 김민재는 오른쪽 수비수(우측 스토퍼)에 더 적합하다고 본다. 하지만 이미 인테르에는 뱅자맹 파바르와 얀 아우렐 비세크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수'였던 김민재 자체를 저평가한 건 아니다. 다만 그가 지금 아체르비가 맡고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뜻이다.
베르고미는 아체르비에 대해 "큰 특징은 주의력과 집중력이다. 그는 절대 경기를 놓치지 않는다"라며 "아체르비는 스위퍼 역할에서 이탈리아 최고의 수비수다. 대표팀에선 포백, 인테르에선 스리백으로 뛴다. 그는 시스템에 적응하는 데 문제가 없다"라고 평가했다.
베르고미의 지적대로 김민재는 스리백 경험이 많지 않다. 페네르바체에서도 대부분 포백으로 뛰었고, 나폴리와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민재의 운동 능력과 예측 능력, 적극적인 커팅 능력을 고려하면 스리백에서 스위퍼로 뛰기엔 아까운 것도 사실이다.
한편 김민재는 최근 들어 바이에른 뮌헨에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에릭 다이어에게 밀려 라치오-마인츠-다름슈타트전 모두 벤치에서 출발했다.
김민재가 3경기 연속 벤치에 앉은 건 바이에른 뮌헨 이적 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는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15경기 연속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혹사 우려까지 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앞으로도 에릭 다이어-마테이스 더 리흐트 듀오에게 믿음을 보낼 전망이다. 그는 김민재 실력엔 문제가 없다면서도 "다이어와 더 리흐트는 경기에서 승리하고, 호흡도 잘 맞는다. 풀백이나 수비형 미드필더와도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 둘 사이 의사소통도 매우 잘되고 있다. 지금은 변화를 줄 이유가 거의 없다"라고 밝혔다.
일단 김민재는 'T-온라인'과 인터뷰에서 "무언가 배울 수 있을 것이다. 특별한 불만은 없다.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언제든지 내 능력을 보여줄 자신이 있다"라며 주전 경쟁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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