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설레발이 이어지고 있다.
태국 '시암 스포츠'는 19일(한국시간) "손흥민은 태국전을 앞두고 열린 리그 풀럼전에서 부진했다. 스스로 이를 인정할 정도다"라면서 "이처럼 손흥민이 전 경기서 부진한 것은 태국의 한국전에 긍정적인 희소식 중 하나이다"라고 기대했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21일과 26일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 4차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18일 오후 4시부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훈련을 시작해서 태국과 2연전 준비에 나서고 있다.
태국을 비롯해 중국, 싱가포르와 한 조에 속한 한국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를 5-0, 중국을 3-0으로 꺾으며 승점 6점을 확보한 상태다. 아시안컵이 마무리되고 3월 소집을 앞둔 현재까지 A대표팀은 둘러싼 논란,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아시안컵 내내 졸전을 펼쳤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됐다. 지난달 16일 정몽규 KFA 회장은 직접 입장발표자로 나서서 클린스만의 경질을 발표했다.당시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의 경쟁력을 이끌어내는 경기 운용,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라며 클린스만의 경질 이유를 알렸다. 클린스만의 경질로만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선수들이 불화 문제도 터졌다. 팀의 '주장' 손흥민과 핵심 미드필더 이강인의 마찰이 알려진 것.
손흥민의 손가락 테이핑이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달 6일 한국과 요르단의 AFC 아시안컵 4강 경기다. 손흥민은 오른손 중지와 검지를 테이핑한 채 경기에 나왔다. 외신 보도로 알려지자 손흥민과 이강인은 직접 만나 화해했다.
지난달 21일 손흥민은 "이강인과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나도 어릴 적에는 많은 실수를 했다. 강인이가 잘못된 행동을 다시 하지 않도록 나를 포함한 대표팀 선배와 주장 모두가 더 좋은 사람,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보살펴 주겠다"라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강인은 손흥민 이외에도 아시안컵에 출전했던 모든 멤버들에게 연락해 직접 사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20일 자신의 사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 카드 게임이나 원정 유니폼 등 자잘한 이슈들에 대한 소동이 있기도 했다.
여기에 선수단 구성 변화도 크다. KFA는 지난 11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시절과 비교해 12명이 빠지고 9명이 승선했다. 바뀐 멤버를 살펴보면 아시안컵 내내 경기력 비판에 시달렸던 박용우(알아인)와 이기제(수원삼성)가 빠졌다.
여기에 정승현(알와슬), 김태환(전북현대), 김주성(서울), 양현준, 오현규(이상 셀틱), 김승규(알샤밥), 이순민(대전), 문선민(전북현대), 황희찬(울버햄튼) 12명이 빠진 대신 주민규, 이명재(이상 울산), 송민규(전북), 정호연(광주), 백승호(버밍엄), 김문환(알두하일), 조유민(샤르자), 권경원(수원FC), 이창근(대전)이 가세했다.
잡음도 많았고 바뀐 멤버도 많다. 선수단 내-외적으로 신경쓸 것이 많은 황선홍 감독이다. 그는 전날 소집 첫 인터뷰에서 "운동장에 나오면 좀 밝고 유쾌하게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이야기했다. 전체 선수들이 다 모이면 여러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라고 밝혔다.
황 감독은 "먼저 우리가 실망시켜드린 부분에 대해 만회하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선수들과 얘기했을 때 굉장히 많이 부담스러워했다. 심적으로도 어려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태국도 최정예 멤버로 나선다. 부리람 유나이티드 출신의 선수 4명과 J리그 출신의 선수들, 귀화 수비수, 유럽파 등 모든 최정예 멤버가 19일 서울에서 집결한다. 이시이 마사타다 감독은 한국과 2연전 목표를 '승점 획득'이라고 천명했다.
실제로 이시이 감독은 아시안컵 대표팀 명단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기용 가능한 전력의 최대치를 구축했다. 여기에 중국과 경기서 부상을 입었던 태국의 에이스 솜크라신이 복귀한 상태다. 그는 J리그서도 출전하면서 꾸준하게 폼을 끌어 올린 상황이다.
부상서 돌아온 솜크라신도 한국전서 승점 획득을 다짐했다. 그는 "매우 건강하고 준비가 된 상태다. 아무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우리는 한국을 상대로 비기거나 심지어 패배시킬 수 있는 능력도 있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기대에 더해 태국은 한국의 여러 가지 불안 요소를 지적하고 있다. 임시 감독 대행 체제부터 손흥민-이강인의 다툼 여파 등으로 인해 태국이 조금이나마 승률을 얻었다는 것이 태국 언론의 주장이다. 여기에 손흥민의 리그 경기 폼까지 지적하기도 했다.
시암 스포츠는 "손흥민은 태국전을 앞두고 마지막 경기인 풀점전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그와 토트넘 선수들의 부진에 대해 손흥민이 직접 인정할 정도였다"라면서 "반면 태국의 에이스 송크라신은 자신감이 가득하다. 충분히 이변을 기대해볼만 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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