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에서만 200경기 넘게 뛰었던 마이카 리차즈(35)가 예상 밖 토트넘의 패배를 보고 애꿎은 손흥민(32, 토트넘) 이름을 꺼냈다.
18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더 부트룸’에 따르면 리차즈는 “풀럼전의 손흥민에게 실망했다”라는 발언을 했다.
토트넘은 지난 17일 영국 런던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풀럼과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러 0-3으로 졌다.
이날 결과로 토트넘은 16승 5무 7패, 승점 53을 기록하며 5위에 머물렀다. 승리했다면 아스톤 빌라(승점 55)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그러나 실패했다. 풀럼(11승 5무 13패, 승점 38)은 12위.
토트넘의 수비가 굉장히 불안했다. 전반 42분과 후반 4분, 후반 16분 연속 실점했다. 무니스에게 멀티골을 허용하는 등 크게 무너졌다.
'주장' 손흥민은 해결사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는 후반 42분 지오바니 로 셀소와 교체되기 전까지 약 87분 동안 필드를 누볐으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손흥민은 슈팅 2회를 포함해 패스 성공률 89%(25/28), 기회 창출 1회, 상대 박스 내 터치 6회, 드리블 성공 4회, 공격 지역 패스 4회를 기록했다.
그에게 기회가 없었던 것이 아니었다. 전반 24분 손흥민은 매디슨과 연계 플레이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크로스바를 넘겼다.
영국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평점 10점 만점에 4점을 부여했다. 대부분의 토트넘 선수들이 낮은 평점에 머문 가운데 손흥민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충격적인 패배 후 손흥민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구단 공식 인터뷰를 통해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힘없이 운을 뗀 뒤 "정말 힘든 밤이다. 특히 큰 자신감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갖고 경기했을 때 이런 결과로 나오면 고통스럽다. 선수들에게도 팬들에게도 말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팬들에게 사과했다. 손흥민은 "지금 감정을 표현할 수 없다. 실망스럽고, 좌절스럽다. 이 팀의 주장으로서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그들이 이런 결과와 성과를 받아선 안 된다"라고 고개 숙였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다시 일어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런 경기들에서 포기해선 안 된다. 나를 포함해 우리 모두 모든 걸 바쳐야 한다. 더 잘해야 한다. A매치 휴식기 후에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돌아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손흥민은 "우리가 부족했다. 어떤 선수를 (특정해) 비난하고 싶지 않다"라면서도 "풀럼이 잘한 것은 맞지만 실점은 우리 실수에서 비롯됐다. 경기력과 태도는 올 시즌 우리가 했던 것과 거리가 멀었다"라고 지적했다.
손흥민이 공개적으로 목소리 높인 것은 토트넘의 경기력이 선수들 입장에서도 말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토트넘의 풀럼전을 지켜본 리차즈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진지한 비난조로 토트넘의 경기력을 무시하진 않았지만 손흥민의 이름을 꺼내면서 약간의 실망감을 드러냈다.
‘더 부트 룸’은 “리차즈는 토트넘이 풀럼에 완패하자 ‘손흥민이 자신을 실망시켰다’고 농담했다”라고 들려줬다.
더불어 리차즈는 “나를 실망시킨 손흥민, 나의 하루를 망쳤다”라며 투덜대듯 농담을 한 번 더 했다. 이는 손흥민에게 워낙 기대를 많이 했기에 나온 푸념 정도다.
리차즈는 최근 손흥민에게 극찬을 했던 인물이다.
그는 '더 레스트 이즈 풋볼' 팟캐스트에 출연해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다. 우리가 최고의 선수들을 이야기할 때 손흥민을 언급하지만 손흥민은 절대로 바르셀로나나 레알 마드리드와 연결되지 않는 것 같다"라며 의아해했다. 손흥민이 ‘최고 명문팀’으로 갈 실력이라고 평가한 것이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