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3, 파리 생제르맹)이 특별한 말은 하지 않았지만 허리를 숙이고 손을 흔들며 마중 나온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강인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탁구 사건’ 이후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지난 2월 막을 내린 아시안컵 도중 이강인은 ‘주장’ 손흥민(31, 토트넘)과 마찰이 있었다.
사건은 이러했다. 손흥민은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준결승 경기를 하루 앞둔 지난달 6일 저녁 시간 때 탁구를 하려는 이강인 등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일부 선수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손가락을 다쳤다. 그 여파로 선수단 분위기가 어수선한 탓인지 한국은 요르단에 0-2로 패하며 ‘우승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일명 ‘탁구 게이트’에 팬들은 크게 분노했다. 이강인이 무례했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이번 일은 이강인이 직접 손흥민이 있는 런던으로 가 대면 사과하면서 일단락 되는 듯싶었다. 손흥민은 이강인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아줬다.이강인은 다른 선배들에게도 직접 전화를 걸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나 팬들의 분노가 ‘0’에 도달하진 않았다. 여전히 그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했다. 여론이 좋지 않자 그때서야 사과한 것 아니냐며 '진정성' 논란이 뒤따랐다.
‘축구 실력’으로도 이강인은 팬들의 분노를 증발시키지 못했다. 이강인은 아시안컵 이후 PSG 유니폼을 입고 프랑스 리그1 5경기에서 무난한 활약을 했다. 눈에 띄는 장면도 있었다. 특히 이날 인천에 도착하기 직전 골맛을 봤다. 지난 18일 리그1 26라운드 몽펠리에 원정에서 1득점을 올려 팀의 6-2 대승에 힘을 보탰다.
이날 초록 모자와 후드 집업을 입고 입국한 이강인은 팬들의 부름에 손을 흔들며 입국장을 빠져나왔다. 허리 숙여 인사도 했다. 팬들이 준 편지도 마다하지 않고 받으려고 노력했다. 이후 그는 준비된 차량에 올랐다.
이강인은 ‘임시 감독 체제’ 황선홍호에 합류한다. 일단 숙소로 향한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지휘하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월 A매치 기간 동안 태국과 2연전을 치른다. 오는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을 펼친 뒤 태국 방콕으로 장소를 옮겨 26일 나자망갈라스타디움에서 다시 맞붙는다.
현재 한국은 2전 2승(승점 6)으로 조 1위에 올라 있다. 태국은 싱가포르를 잡았지만, 중국에 패하며 1승 1패(승점 3)로 조 2위다. 중국과 승점은 같으나 골득실에서 앞서고 있다.
한편 손흥민은 전날(18일) 입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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