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54) 임시 감독은 '주장' 손흥민(32, 토트넘)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8일 오후 경기도 고양 소재의 호텔에 소집했다. 소집 완료 후 오후 4시부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태국과 2연전에 대비한 첫 훈련에 임했다.
대표팀은 총 23명의 소집 인원 중 손흥민(토트넘), 이강인(PSG),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즈베즈다), 조규성(미트윌란), 홍현석(헨트) 6명을 제외한 17명이 모여 훈련에 돌입했다.
대한축구협회(KFA)의 설명에 따르면 손흥민과 김민재, 황인범은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따라서 오후 4시부터 시작되는 팀 훈련에는 함께하지 못했다. 홍현석과 조규성, 이강인은 19일 한국 땅을 밟는다.
백승호(버밍엄), 이재성(마인츠),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은 이날 훈련에 나섰다.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황선홍 감독은 "운동장에 나오면 좀 밝고 유쾌하게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이야기했다. 전체 선수들이 다 모이면 여러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라고 입을 열었다.
대표팀은 아시안컵 이후 수많은 논란에 시달렸다. 아시안컵 내내 졸전을 펼쳤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됐다. 지난달 16일 정몽규 KFA 회장은 직접 입장발표자로 나서서 클린스만의 경질을 발표했다.
당시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의 경쟁력을 이끌어내는 경기 운용,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라며 클린스만의 경질 이유를 알렸다.
클린스만의 경질로만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선수들이 불화 문제도 터졌다. 팀의 '주장' 손흥민과 핵심 미드필더 이강인의 마찰이 알려진 것.
손흥민과 이강인은 직접 만나 화해했다. 지난달 21일 손흥민은 "이강인과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나도 어릴 적에는 많은 실수를 했다. 강인이가 잘못된 행동을 다시 하지 않도록 나를 포함한 대표팀 선배와 주장 모두가 더 좋은 사람,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보살펴 주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강인은 손흥민 이외에도 아시안컵에 출전했던 모든 멤버들에게 연락해 직접 사과했다고 밝혔다.
끝이 아니다. 지난 13일에는 '카드 게임 논란'이 불거졌다. KFA는 "통상적으로 장기간의 합숙 훈련을 하는 경우 마련하는 휴게실서 진행된 것이다"라면서 "금액도 목적도 모두 도박이 아닌 건전한 교류에 가깝다"라며 빠르게 해명했다.
선수단 외적으로 어수선했던 한 달이었다.
잡음도 많았고 바뀐 멤버도 많다. 'A매치 보이콧' 여론이 조성되기도 했다. 태국과 경기를 앞두고 분위기를 다잡아야 하는 황선홍 감독이다. 비록 임시 감독이지만, 클린스만 감독 아래서 상처 입은 대표팀에 반창고를 붙여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황 감독은 "실망시켜드린 부분에 대해 만회하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미디어나 축구 팬 여러분들께서 우리 선수들이 조금 더 집중해서 경기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와 우리 선수들이 한 마음으로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운동장에 나오면 밝고 유쾌한 분위기에서 훈련하는 것을 지향한다. 하지만 우리가 풀어야할 숙제가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모두 합류한 시점에서 명쾌하게 해석하고 훈련하고 경기할 생각"이라고 이야기했다.
손흥민은 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이 마무리된 직후 "감독님께서 저를 더 이상 생각 안 하실 수도 있고 앞으로 미래는 모른다"라고 말했다. 이에 팬들은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은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했다.
황선홍 감독은 "제가 이야기를 전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갖고 있는 생각도 듣고 싶다.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라며 손흥민과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황 감독은 "손흥민 선수는 주장으로 계속 간다"라며 손흥민의 주장 체제는 계속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