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의 이기흥 회장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기흥 회장은 18일 서울올림픽파크텔 2층 서울홀에서 '체육계 주요 현안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체육회와 문체부가 대립각을 세운다는 보도가 많았다"며 "하지만 상호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한 것이었다. 지난 5일 문체부로부터 답변을 받았다. 문체부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매듭짓고 미래지향적이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함께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근 대한체육회와 문체부는 갈등의 골이 깊었다.
체육회는 지난해 말 국무총리 산하 민관합동 기구로 출범한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 참여를 거부했다. 주무 부처인 문체부가 체육계의 추천 인사를 모두 배제하고 민간위원 6명을 일방적으로 위촉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에 문체부는 민간위원 위촉이 정부의 고유 권한이라고 반박했으나 체육회는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처럼 독립성을 갖춘 정부 조직 내 합의제 기구의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여기에 유인촌 장관이 "대한체육회와 NOC를 분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발언하면서 체육계 내에서 정부를 향한 비판 목소리는 커졌다.
이후 체육회는 지난 1월 2024 체육인대회를 열고 사회수석을 통해 대통령실에 '대한민국 체육 발전을 위한 대정부 건의서'를 전달했다. 동시에 체육회는 문체부 공익감사 청구안에 대한 조속한 이행을 촉구했다.
결국 체육회는 지난 5일 문체부를 통해 회신받았다. 문체부는 "체육회 요구사항에 대해 여론, 정책 등을 폭넓게 수렴, 검토, 협의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체육회와의 극한 대립을 멈추겠다는 의미였다.
이기흥 회장도 응답했다. 이 회장은 "스포츠를 통한 국민의 건강과 행복, 사회 통합 실현을 위해 노력 중인 대통령실과 정부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제 문체부와 관계를 원만하게 매듭짓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함께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인촌 문체부 장관과 직접 만나 (오해를) 풀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언제든지 가능하다. 언제든 뵙고 충분히 이야기하며 풀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이기흥 회장은 임원의 정치적 중립 강화 관련 정관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선출직 공무원을 수행한 지 오래되지 않은 인사가 임원으로 선임돼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있다"며 "현직 임원이 선축직 공무원 출마를 위해 체육단체를 정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조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부분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 회장은 "임원의 정치적 중립 강화 관련 정관 변경 허가를 요청했으나 아직 문체부로부터 허가 여부에 대한 회신을 받진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최근 논란이 됐던 대한체육회장의 연임에 대해서도 적법한 절차를 따랐다고 했다.
이 회장은 2016년 10월 체육회장에 선임됐고, 2021년 1월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체육회장 연임과 관련해 큰 우려와 추측이 있으나 실제로 체육회 정관에 따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연임을 하게 되는 경우 문제의 소지가 없다"며 "특히 선거일 기준 90일 전부터 직무가 정지된다.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를 위탁하는 등 공정하게 선거를 치르고 있다"고 했다.
또 이기흥 회장은 스포츠공정위원들이 연임을 결정할 수 있어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는 "체육회 정관 및 스포츠공정위 규정에 의해 위원회는 각 분야의 전문가를 포함해 문체부 장관과 협의해 총회에서 선임한다"며 "이는 정부에서 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외부 전문가들에 의해 투명하고 전문성 있게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기흥 회장은 3선 도전에 대해서는 "아직 임기가 1년이 남았다. 벌써 (3선 도전 여부를) 발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