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김길리(성남시청)는 재경기 혈투 끝에 1,000m에서 값진 은메달을 기록했다.
김길리는 17일(한국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000m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여자 1,000m 결승에서 선두를 달리던 하너 데스멋(네덜란드)에 밀려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이 넘어졌고, 김길리, 크리스틴 산토스 그리스월드(미국)까지 연달아 쓰러졌다. 데스멋은 페널티를 받았고 재경기가 성사됐다.
김길리는 앞선 충돌로 얼굴을 다친 상황에서도 투혼의 레이스를 펼쳐 1분 43초 049의 기록으로 산토스 그리스월드에 이어 2위로 골인했다.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선 박지원(전북도청)이 부상을 입어 빠진 가운데 김길리, 이소연(스포츠토토), 박지윤(서울시청), 심석희(서울시청)가 출전했지만, 레이스 막판 김길리가 넘어지면서 4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김길리는 이번 대회 모든 경기를 마친 뒤 "1,000m 은메달은 기분 좋지만, 마무리인 계주에서 저 때문에 메달을 놓친 것 같아서 속상하다"고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김길리는 "개인전에서는 충분히 만족하는 결과라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언니들한테 너무 미안했다. 언니들이 많이 달래줘서 너무 고마웠다"라며 계주에서 느낀 감정을 밝혔다.
김길리는 얼굴 부상에 대해 "링크장에 이를 부딪혀서 살짝 아프긴 하다. 경기하는 데 지장은 없어서 괜찮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세계선수권에 임하면서 많은 경험을 얻었고 이 경험을 통해서 더욱 성장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이번 세계선수권을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로 마감했다. 안중현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작년보다 발전한 선수가 있다는 게 좋은 점이었다. 남자선수들은 충분한 경쟁력이 있지만, 성적이 좋지 못해서 아쉽다. 계주도 아쉬운 결과로 이어져서 안타깝다"고 총평했다. /reccos23@osen.co.kr
[사진] 대한빙상경기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