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호'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분위기에서 모일 예정이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8일 오후 경기도 고양 소재의 호텔에 소집한다. 소집 완료 후 오후 4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태국과 2연전에 대비한 첫 담금질에 나선다.
해외 축구 주말 일정으로 인해 첫 훈련은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중심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아시안컵이 마무리되고 3월 소집을 앞둔 현재까지 A대표팀은 둘러싼 논란,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우선 아시안컵 내내 졸전을 펼쳤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됐다. 지난달 16일 정몽규 KFA 회장은 직접 입장발표자로 나서서 클린스만의 경질을 발표했다.
당시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의 경쟁력을 이끌어내는 경기 운용,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라며 클린스만의 경질 이유를 알렸다.
클린스만의 경질로만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선수들이 불화 문제도 터졌다. 팀의 '주장' 손흥민과 핵심 미드필더 이강인의 마찰이 알려진 것.
손흥민의 손가락 테이핑이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달 6일 한국과 요르단의 AFC 아시안컵 4강 경기다. 손흥민은 오른손 중지와 검지를 테이핑한 채 경기에 나왔다.
지난달 영국 '더 선'은 "본지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대한민국 스쿼드 일부 젊은 선수들은 저녁 식사를 빨리 마치고 탁구를 즐기기 위해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바람에 문제가 발생했다"라고 단독 보도했다.
매체는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팀 결속의 기회로 활용되는 식사 자리를 일찍 떠나는 젊은 선수들에게 불만을 표했다. 파리 생제르맹(PSG) 소속 이강인도 손흥민이 불만을 제기한 '젊은 선수' 중 하나였다"라고 설명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직접 만나 화해했다. 지난달 21일 손흥민은 "이강인과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나도 어릴 적에는 많은 실수를 했다. 강인이가 잘못된 행동을 다시 하지 않도록 나를 포함한 대표팀 선배와 주장 모두가 더 좋은 사람,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보살펴 주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강인은 손흥민 이외에도 아시안컵에 출전했던 모든 멤버들에게 연락해 직접 사과했다고 밝혔다.
끝이 아니다. 지난 13일에는 '카드 게임 논란'이 불거졌다. KFA는 "통상적으로 장기간의 합숙 훈련을 하는 경우 마련하는 휴게실서 진행된 것이다"라면서 "금액도 목적도 모두 도박이 아닌 건전한 교류에 가깝다"라며 빠르게 해명했다.
선수단 외적으로 어수선했던 한 달이었다.
여기에 선수단 구성 변화도 크다. KFA는 지난 11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시절과 비교해 12명이 빠지고 9명이 승선했다.
바뀐 멤버를 살펴보면 아시안컵 내내 경기력 비판에 시달렸던 박용우(알아인)와 이기제(수원삼성)가 빠졌고 정승현(알와슬), 김태환(전북현대), 김주성(서울), 양현준, 오현규(이상 셀틱), 김승규(알샤밥), 이순민(대전), 문선민(전북현대), 황희찬(울버햄튼) 12명이 빠졌다.
추가된 멤버는 주민규, 이명재(이상 울산), 송민규(전북), 정호연(광주), 백승호(버밍엄), 김문환(알두하일), 조유민(샤르자), 권경원(수원FC), 이창근(대전)으로 총 9명.
잡음도 많았고 바뀐 멤버도 많다. 'A매치 보이콧' 여론이 조성되기도 했다. 태국과 경기를 앞두고 분위기를 다잡아야 하는 황선홍 감독이다. 비록 임시 감독이지만, 클린스만 감독 아래서 상처 입은 대표팀에 반창고를 붙여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황 감독은 지난 11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번 태국 2연전을 다시 하나된 모습으로, 국민분들께 속죄한다는 마음으로 치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황선홍 감독은 "선수들도 같은 마음이길 바란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3월 대표팀 소집이다. '임시 감독' 황선홍이 분위기를 다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