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잘 모르겠네요.”
잠시의 머뭇거림이 아니라 침묵이 길어졌다. 답변하는 김대호 감독 자체도 혼란스러워했다. 점점 ‘씨맥’ 김대호 감독의 고뇌가 깊어지고 있다. 김대호 감독은 “기약 없는 인내는 없다”는 말로 서로의 짐을 무조건 나눠질 수 는 없다는 강도 높은 비판으로 기복에 시달리고 있는 봇을 겨냥한 일침을 가했다.
광동은 16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벌어진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2라운드 피어엑스와 경기서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1세트 승리 이후 2, 3세트에서 흐름에서 맥이 계속 끊기면서 뼈아픈 1패를 추가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김대호 감독은 “라이벌 구도의 경기였다. 이겨야 플레이오프 진출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기였는데, 실력적으로 피어엑스가 더 잘한 것 같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피드백 내용 중 일부를 들려줄 수 있냐는 물음에 김 감독은 “팀 마다 다 각자의 고충이 있고, 어렵겠지만, 난이도가 높은 싸움을 하고 있는 같다”고 말한 뒤 “프로라면 티키타카를 해 나가면서 구도를 깎아 나가야 한다. 그런데 기복이 좀 있다. 기복에 따라서 플레이가 안되는 경우, 플랜 B와 C를 가기가 거의 불가능해 너무 어려운 싸움인 것 같다”고 한탄했다.
이어 김 감독은 “봇의 기복을 정상화하는 걸 생각하면서 어느 정도 성과를 보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경기를 보면 ‘나도 잘 모르겠다’. 조건을 맞췄다고 생각하고, 스크림에서도 잘하던 걸 경기에서 이렇게 하니 내가 알았다고 생각했던 게 아닌 것 같다. 당연히 질 생각으로 경기에 나오는 감독은 없다. 2, 3세를 보면서 나한테도 의구심이 든다”며 침통해했다.
베스트 라인업의 변경에 대해 김대호 감독은 다시 한 번 깊은 고민에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옛날부터 식스맨 보다는 5인 체제를 선호했다. 그런데 봇에서 계속 사고가 나고 있다. 사실 불독 선수나 정글과 탑 선수들은 계속 유지돼 가고 있다. 원만하면 교체하고 싶지 않지만, 이번 경기 같은 일이 안 일어나게 연구를 해봐야 할 것 같다.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좋아하는 말인데 ‘기약 없는 인내는 없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고된 노동을 버틸 수 있는 동력은 월급날이다. 바로 미래가 있다는 뜻이다. 인게임에서 봇의 역할은 미래를 담당한다. 상체 3명도 미래를 보고 경기를 하고 있는 건데, 미래가 처첨한다면 인내를 할 수 없다.”
김대호 감독은 “팬 여러분들도 우리 팀의 미래를 보고 응원해주신다는 걸 알고 있다. 남은 경기 열심히 준비해서 플레이오프에 계속 도전하겠다.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고 고개 숙였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