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평가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에 대해 최악의 평가만 내놓고 있다. 하지만 분명 김민재의 장점이 에릭 다이어 보다 훨씬 많다.
빌티는 12일(이하 한국시간) "토마스 투헬(51)의 새로운 바이에른 뮌헨의 패배자들"이라는 제목으로 김민재를 콕 집어 언급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9일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5라운드에서 FSV 마인츠 05와 맞붙어 8-1로 완승을 거뒀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해리 케인이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리그 30호 골을 기록했다. 레온 고레츠카가 멀티 골, 토마스 뮐러, 자말 무시알라, 세르주 그나브리가 연달아 골망을 흔들었다.
뮌헨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포백은 알폰소 데이비스-마테이스 더 리흐트-에릭 다이어-요주아 키미히가 꾸렸다. 김민재는 지난 경기에 이어 이번에도 벤치에서 대기했다.
지난 6일 SS 라치오와 치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던 김민재는 이 경기에서 다시 선발에서 빠졌다. 김민재의 2경기 연속 선발 제외다.
김민재 대신 다이어가 선발로 출전해 무난한 활약을 펼쳤다. 다이어는 패스 성공률 92%(46/50)를 기록했고 태클 성공 2회, 클리어링 3회, 볼 리커버리 6회, 볼 경합 성공 5회를 기록했다. 슈팅 1회, 공격 지역 패스 2회, 상대 박스 내 터치 1회, 중장거리 패스 성공 63%(5/8)까지 올리면서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불안한 점은 김민재의 입지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 김민재는 후반 30분 다이어와 교체로 출전했으나 생각 외로 다이어가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면서 서서히 입지를 넓히고 있다.
빌트는 "시즌 종료 후 떠나겠다는 발표 이후 투헬 감독의 팀은 완전히 달라졌다"라며 "투헬 감독은 여러 일을 동시에 해냈다. 투헬의 역할이 크다"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매체는 "투헬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알려졌던 김민재는 지난 4경기 중 3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투헬은 지난 여름 SSC 나폴리로부터 김민재를 영입하길 원했고 그와 계약하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를 걸기도 했다. 투헬은 마침내 꿈의 선수를 얻었다"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김민재는 아시안컵 차출 이후 RB 라이프치히전 9분 출전에 그쳤다. 라치오와 치른 16강 2차전에서는 90분 내내 벤치를 지켰다. 마인츠전도 교체로 출전했다"라며 최근 계속되는 선발 제외를 이야기했다.
김민재는 지난해 여름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했다. 2022-2023시즌 나폴리의 리그 우승을 이끈 그는 한 시즌 만에 다시 유니폼을 갈아입으며 독일 무대 정복에 나섰다. 수많은 팀이 군침을 흘렸지만, 투헬 감독이 직접 나서서 김민재를 설득하며 최후의 승자가 됐다. 투헬 감독은 뮌헨 땅을 밟은 김민재를 끌어안고 볼에 입을 맞추며 크게 기뻐했다.
독일에서도 적응 따윈 필요 없었다. 김민재는 세리에 A 입성과 동시에 최우수 수비수를 수상한 선수답게 곧바로 바이에른 뮌헨 핵심 수비수로 자리 잡았고, 언제나 팀 후방을 지켰다. 파트너 다요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가 번갈아 쓰러져도 김민재만큼은 든든히 수비진을 이끌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15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며 혹사 논란에 시달릴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기류가 바뀌기 시작했다. 김민재가 아시안컵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더 리흐트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했고, 토트넘에서 입지를 잃은 다이어가 새로 합류했다. 이제 투헬 감독은 다이어-더 리흐트 조합에 믿음을 보내는 중이다. 김민재는 바이에른 뮌헨 이적 후 처음으로 두 경기 연속 선발에서 제외됐다.
빌트는 "김민재의 문제는 투헬 감독이 더 리흐트와 다이어로 이루어진 새로운 조합을 찾았다는 것"이라며 "두 선수는 지난 4경기 중 3경기에서 함께 선발로 출전했고 좋은 경기를 펼쳤다"라고 짚었다.
한편 투헬 감독은 최근 바이에른 뮌헨의 센터백 주전 경쟁에 대해서 직접 이야기하기도 했다. 마인츠와 경기 종료 후 그는 "김민재에겐 정말 어려운 상황"이라며 "김민재는 선발로 나설 자격이 있고 매우 훌륭한 선수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럴 때도 있는 법이다. 다이어와 더 리흐트는 두 번의 어려운 홈경기를 치렀고 이번에도 그랬다. 다이어는 아주 명확하게 플레이하며 말을 많이 한다. 우리에게 좋다. 더 리흐트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둘 다 한 발 앞서 있다"라며 다이어가 주전 경쟁에서 김민재보다 앞서 있다고 직접 밝혔다.
특히 다이어는 문제가 있다. 단점이 명확한 것. 다이어는 토트넘 시절 느린 발과 좁은 수비 범위 탓에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으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지금은 소통 능력으로 동료들의 도움을 얻어 단점이 보이지 않으나, 위기 상황에선 뚜렷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김민재가 들쭉날쭉한 출전 기회에도 현재 경기력을 유지하면 다시 선발로 올라설 가능성이 크다.
다이어는 "더 리흐트와 잘 뛰고 있다. 또 서로 잘 지내고 있다. 함께 잘 즐기고 있다"라며 더 리흐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다이어는 "더 리흐트와 함께 뛰자마자 우리는 좋은 관계라는 것을 느꼈다"라고 덧붙였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