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같은 발놀림" 백승호, 드리블·롱패스 100%→패배에도 최고 평점 8.1...황선홍호 기대감↑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3.13 13: 02

백승호(27, 버밍엄 시티)가 팀 패배에도 최고 평점을 받으며 태극마크의 이유를 보여줬다.
버밍엄은 13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29라운드에서 미들즈브러에 0-1로 패했다.
승점 획득에 실패한 버밍엄은 10승 9무 18패, 승점 39점으로 강등권 바로 위인 21위에 머물렀다. 전반 17분 라일리 맥그리에게 허용한 선제골이 그대로 승부를 갈랐다. 버밍엄은 5경기 무승의 늪에 빠지며 22위 허더스필드(승점 38)에 1점 차로 쫓기게 됐다. 3부 강등을 피하기 위해선 남은 9경기 동안 힘겨운 사투를 벌여야 한다.

백승호는 이날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5경기 연속 선발 출격했다. 그는 지난 1월 버밍엄 유니폼을 입은 뒤 꾸준히 활약하며 주전으로 도약하고 있다. 
백승호는 안드레 더젤과 함께 중원을 형성하며 4-2-3-1 포메이션에서 3선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그는 버밍엄 이적 후 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며 부지런히 피치를 누볐지만, 팀 패배를 막진 못했다. 경기를 중계하던 영국 'BBC'는 "백승호가 패스로 좋은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알렉스 프리처드의 슈팅은 옆으로 벗어났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백승호는 경기 최고 평점을 받으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그에게 8.1점을 주며 MOM(Man of the match)으로 뽑았다. 승리한 미들즈브러에서도 백승호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는 없었다. 
기록만 봐도 눈에 띄었다. 백승호는 90분 동안 패스 성공률 86%(44/51), 기회 창출 2회, 드리블 성공률 100%(2/2), 롱패스 성공률 100%(3/3), 피파울 3회 등을 기록하며 상대를 위협했고, 수비에서도 태클 성공 3회, 리커버리 12회, 걷어내기 2회, 공 경합 승리 10회로 종횡무진 활약했다. 양 팀을 통틀어 최다 패스, 최다 드리블, 최다 리커버리, 최다 태클, 최다 지상 볼 경합 승리(9회)였다.
지역 매체 '버밍엄 라이브'는 백승호에게 평점 6점을 줬다. 이는 제이 스탠스필드와 리 뷰캐넌, 에누엘 아이부, 이선 레어드와 함께 가장 높은 점수였다.
매체는 "백승호는 전반에 비단 같은(silky) 발놀림으로 팀을 상대 박스 안으로 밀어 넣었다. 공을 갖고 있을 때 능력을 보여준 몇 안 되는 선수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세 명의 다른 미드필더 옆에서 뛰었고, 더젤과 호흡은 흐지부지됐다"라고 평가했다.
백승호는 어릴 적부터 유럽에서 성장한 재능이다. 그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스 팀에서 성장했지만, 유망주 영입 규정 위반으로 출전 금지 징계를 받았다. 백승호는 2017년 지로나로 이적하며 스페인 3부리그에서 뛰었고, 지로나 1군 무대도 밟았다.
이후 독일 무대도 노크했다. 백승호는 2019년 독일 2부리그 다름슈타트로 이적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두 시즌 동안 쏠쏠한 활약을 펼쳤지만, 점차 주전 경쟁에 애를 먹었다. 
백승호의 선택은 K리그였다. 그는 전북 현대에 합류해 리그 우승에 힘을 보태는 등 3시즌간 활약했다. 지난해에는 황선홍 감독의 부름을 받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로 합류하며 주장까지 맡았다. 백승호는 동료들과 함께 금메달을 따내며 병역 특례를 받았고, 지난 1월 버밍엄에 입단하며 유럽 무대를 다시 누비게 됐다.
백승호의 잉글랜드 도전기는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 그는 리그 9경기(선발 6경기)에 출전해 553분을 소화하며 주축 미드필더로 자리 잡고 있다. 토니 모브레이 감독이 지병으로 자리를 비우긴 했지만, 대신 지휘봉을 맡고 있는 마크 비너스 수석코치도 그에게 신뢰를 보내고 있다.
한편 백승호는 지난 11일 황선홍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임시 감독이 발표한 3월 A매치 소집 명단에 포함됐다. 1년 만의 대표팀 승선이다.
백승호는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 2022 카타르 월드컵에도 출전해 브라질을 상대로 통쾌한 중거리 골을 터트리기도 했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는 대표팀과 거리가 멀었다. 지난해 클린스만 감독 3월 부임 직후 한 차례 뽑힌 것이 전부였다.
임시로 대표팀을 지휘하게 된 황선홍 감독은 백승호를 불러들였다. 최근 활약을 고려하면 출전 가능성도 충분하다. 백승호는 오는 열리는 17일 왓포드전을 치른 뒤 황선홍호에 합류해 태국과 2연전을 준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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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버밍엄 시티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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