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왜 FC 바르셀로나나 레알 마드리드와 연결되지 않을까?"
이만한 극찬이 얼마나 있을까.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바르셀로나 혹은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에 휩싸이지 않는 게 이상한 실력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영국 'HITC'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마이카 리차즈는 '믿을 수 없는' 선수인 손흥민이 지금 토트넘에 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고 있다. 그는 손흥민이 바르셀로나나 레알 마드리드와 연결되지 않았다는 것에 놀랐다"라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모두가 인정하는 토트넘 최고 스타다. 그는 지난 2015년 여름 토트넘에 합류한 뒤 9시즌째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뛰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이적설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2018년과 2021년 두 차례 재계약을 맺으며 충성심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데뷔 시즌엔 애를 먹었지만, 2016-2017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날개를 펼쳤다. 델리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해리 케인과 함께 'DESK 라인'을 구축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토트넘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체제에서 프리미어리그(PL) 2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우승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달렸다.
이제 손흥민은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그는 지난 2021-2022시즌 리그 23골을 몰아치며 득점왕을 거머쥐었고, 이번 시즌까지 포함해 프리미어리그(PL)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총 7명밖에 도달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올 시즌에도 손흥민의 맹활약은 계속되고 있다. 주장 완장까지 찬 그는 팀 내 최다 득점, 팀 내 최다 도움을 기록하며 주장의 품격을 보여주는 중이다.
손흥민은 지난 10일 열린 아스톤 빌라전에서도 1골 2도움을 터트리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그 덕분에 토트넘은 승점 6점짜리 경기를 잡아내며 4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토트넘(승점 53)은 한 경기 더 치른 4위 빌라(승점 55)를 승점 2점 차로 추격 중이다.
이날 손흥민은 이타적인 패스로 브레넌 존슨의 추가골을 도왔고, 대포알 논스톱 슈팅으로 직접 골망을 갈랐다. 후반 추가시간엔 빠른 돌파와 정확한 패스로 티모 베르너의 골까지 도왔다.
리그 14골 8도움이 된 손흥민은 토트넘 통산 159골 고지를 밟으면서 클리프 존스와 함께 구단 역대 최다 득점 공동 5위로 올라섰다. 동시에 8시즌 연속 공격 포인트 20개라는 뜻깊은 기록도 작성했다. 'Here we go' 멘트로 유명한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손흥민의 159골 소식을 전하며 "클럽의 전설"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손흥민의 눈부신 활약을 지켜본 리차즈는 한 가지 의문을 표했다. 맨시티에서만 200경기를 넘게 뛰었던 그는 '더 레스트 이즈 풋볼' 팟캐스트에 출연한 "한 가지 이상한 점을 알고 있는가. 우리가 최고의 선수들을 이야기할 땐 언제나 손흥민의 실력을 인정한다. 하지만 선수들이 몇몇 팀과 연결될 때 손흥민은 절대로 바르셀로나나 레알 마드리드와 연결되지 않는 것 같다"라며 의아해했다.
손흥민의 실력을 고려하면 충분히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같은 팀에서도 뛸 수 있다는 이야기. 그러자 토트넘의 전설적인 공격수 게리 리네커는 "왜냐하면 손흥민은 한 팀만을 위해 뛰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리차즈는 여전히 납득하지 못한 모양새였다. 그는 "토트넘도 거대한 클럽이다. 하지만 그는 말 그대로 월드클래스이지 않은가.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선수다. 활동량과 기술, 뒤에서 돌아들어가는 침투, 마무리 능력까지. 그는 완전히 모든 것을 지녔다"라고 강조했다.
HITC 역시 손흥민이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매우 과소평가된 선수다. 누군가 세계 최고 선수를 언급할 때마다 종종 손흥민을 빼놓곤 한다. 하지만 그는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선수 중 한 명"이라며 "손흥민이 '타고난 공격수'는 아닐지라도 여전히 많은 골을 넣고 있고, 토트넘에서 수년간 환상적이었다. 그동안 해리 케인이 헤드라인을 독차지했지만, 손흥민이 얼마나 좋은 활약을 펼쳤는지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현실적으로 레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가 손흥민을 영입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토트넘이 그를 쉽게 놓아줄 리도 없는 데다가 만 32세를 앞두고 있는 나이를 고려하면 큰 이적료를 투자하기 쉽지 않다. 레알 마드리드는 킬리안 음바페 영입을 앞두고 있고, 바르셀로나는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와 역대급 재능 라민 야말을 보유 중이기도 하다.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이 아예 없던 건 아니다. 지난해 9월에는 '스페인' 피차헤스 등 일부 매체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손흥민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부분 공신력이 뛰어나지 않은 뜬소문이나 추측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손흥민은 곧 토트넘과 3번째 재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크다. '풋볼 인사이더'와 'HITC' 등 영국 현지 매체들은 토트넘이 지난해 여름부터 손흥민과 계약을 논의해 왔다며 본격적으로 협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손흥민 역시 동료들에게 사우디아라비아행을 거절하고 팀에 남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 손흥민이 토트넘과 계약을 연장한다면 사실상 종신 계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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