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 토트넘)이 아픈 손가락으로 ‘찰칵’ 세리머니를 펼쳤다.
토트넘은 지난 10일 아스톤 빌라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8라운드 맞대결에서 손흥민의 1골, 2도움 대활약에 힘입어 4-0 완승을 거뒀다. 5위 토트넘(승점 53점)은 4위 아스톤 빌라(승점 55점)를 맹추격해 ‘빅4’ 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승점 6점이 걸린 빅매치였다. 토트넘이 승리하면서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중요한 순간에 역시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손흥민이 1골, 2도움으로 세 골에 관여하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주장답게 남의 골을 도운 손흥민이다. 그는 후반 8분 브레넌 존슨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후반 46분 추가시간 손흥민이 박스 안에서 회심의 오른발 슈팅을 기록했다. 슈팅이 보기 좋게 그물을 갈랐다. 손흥민은 3분 뒤 티모 베르너의 쐐기골까지 도왔다.
손흥민은 리그 14호골로 단숨에 득점순위 공동 4위로 상승했다. 손흥민보다 득점이 많은 선수는 엘링 홀란(18골, 맨시티), 올리 왓킨스(16골, 아스톤 빌라), 모하메드 살라(15골, 리버풀) 단 세 명뿐이다.
손흥민은 도움에서도 8개를 기록하며 공동 6위에 올랐다. 공동 1위는 10개를 기록 중인 키런 트리피어, 파스칼 그로스, 올리 왓킨스 세 명이다. 손흥민보다 득점과 도움이 모두 많은 선수는 왓킨스(16골, 10도움) 단 한 명이다.
득점에 성공한 손흥민은 특유의 ‘찰칵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강인과 다툼에서 다친 오른쪽 중지는 아직도 퉁퉁 부은 상태였다. 손흥민은 손가락에 보호대를 풀었지만 검지와 중지를 붕대로 칭칭 감고 뛰고 있다.
팬들은 “손가락 다친 손흥민 찰칵 세리머니를 보니 너무 가슴이 아프다”, “손흥민이 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세리머니를 하면 좋겠다”, “손가락 다친지 한 달도 넘었는데 마음이 찢어진다”면서 안타까운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 손흥민의 행동도 화제가 됐다. 라커룸으로 향하던 손흥민은 그라운드 위 쓰레기를 발견하고 직접 주웠다. ‘더선’은 “손흥민이 쓰레기를 발견하고 청소부나 관리인에게 맡기는 대신 직접 주웠다”고 칭찬했다.
손흥민의 행동은 영국팬들에게도 큰 울림을 줬다. ‘신사의 나라’로 알려진 영국이지만 공공장소에서 시민의식이 무너진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축구장에서도 쓰레기를 쉽게 볼 수 있지만 치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영국팬들은 “손흥민의 행동은 놀랍다”, “손흥민은 좋은 축구선수 이전에 좋은 사람이다”, “한국식 예절교육이 몸에 벤 행동 같다”, “손흥민은 정말 예의가 바르다. 사진촬영이나 사인요청을 한 번도 거절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여기저기서 목격담을 쏟아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