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상대로 승점 3점을 따낸 흥국생명이 기적의 업셋 1위를 꿈꾼다.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기 위해선 15일 GS칼텍스를 꺾은 뒤 16일 꼴찌 페퍼저축은행이 현대건설을 잡아줘야 한다.
흥국생명은 1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현대건설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22, 27-25, 25-20)으로 승리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8일 꼴찌 페퍼저축은행전 충격패 아픔을 치유, 정규리그 1위를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나갔다. 시즌 27승 8패(승점 76)를 기록하며 선두 현대건설과의 승점 차를 1점으로 좁혔다.
외국인선수 윌로우가 팀 최다인 21점(공격성공률 44.19%)을 책임지며 완승을 견인했다. 배구여제 김연경은 16점(45.45%), 아시아쿼터 레이나는 14점(40.63%)으로 지원 사격. 김수지의 블로킹 4개 포함 8점 활약도 영양 만점이었다.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 후 “여전히 지난 경기(8일 페퍼저축은행전)가 생각나서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다”라고 웃으며 “그러나 괜찮다. 과거는 바꿀 수 없으니 오늘 승리한 걸 최대한 누리려고 해보겠다. 다만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 때 경기는 접근이 잘못됐다. 페퍼저축은행도 잘했다”라고 나흘 전 충격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흥국생명은 지난 8일 최하위 페퍼저축은행 상대로 1-3 충격패를 당했다. 설상가상으로 이튿날 현대건설이 IBK기업은행을 3-0으로 꺾으며 정규리그 1위 희망이 사실상 사라진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날 홈에서 축포를 노린 현대건설에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내며 1위싸움의 주도권을 다시 가져왔다.
물론 여전히 유리한 고지에 서있는 건 현대건설이지만 흥국생명이 15일 홈에서 GS칼텍스를 제압한다면 현대건설이 16일 큰 부담 속 광주 원정길에 오를 수밖에 없다. 특히 GS칼텍스 상대 승점 3점을 따낼 경우 현대건설 역시 무조건 3점을 획득해야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할 수 있다.
아본단자 감독은 “페퍼저축은행에 과일바구니라도 하나 보내야하나 싶다”라고 웃으며 “남은 경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봐야할 것 같다. V리그에서 이렇게 1위 싸움을 끝까지 한 적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끝까지 한 번 잘 싸워보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같은 시간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경기 또한 1위 우리카드가 4위 현대캐피탈에 1-3으로 패하며 시즌 최종전에서 1위팀이 가려지게 됐다.
한국배구연맹(KOVO) 관계자에 따르면 V리그 출범 이후 남녀부가 동시에 최종전까지 1위 싸움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