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오세요, 즐기는 자의 훈련장으로".
영국 '데일리 메일'은 11일(한국시간) "프랑스 리그1 릴은 클럽 레전드 에덴 아자르에게 경의를 포하기 위해서 훈련장을 '아자르 트레이닝 센터'라고 명명했다"고 보도했다.
아자르는 2008년 처음으로 성인대표팀에 선발, 벨기에의 ‘황금세대’를 이끈 선수다. 케빈 더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로멜루 루카쿠(AS 로마), 티보 쿠르투아(레알 마드리드) 등과 함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8강에 오르며 팬들에게 환희를 선물했다. 벨기에는 2015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를 찍기도 했다.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라고 불렸던 데 브라위너도 여기에 아자르가 중심을 이루던 벨기에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때 3위에 올라 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아자르는 최우수선수 2위에 해당하는 '실버볼'을 수상했다. 그의 대표팀 성적은 통산 126경기 출전 33골.
소속팀에서도 아자르는 이름을 날렸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첼시에서 활약했다. 그의 전성기로 평가된다. 총 352경기에 나서 110골을 작렬했다. 윙어였던 그는 중앙 공격수 위치도 소화하는 등 다재다능함을 자랑했다. 전진 드리블이 그의 최대 장점.
첼시에서 아자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 2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리그컵 1회 우승 등을 경험했다. 그러나 아자르는 2019년 레알로 이적한 뒤 하강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무려 1억 유로(약 1427억 원)의 이적료를 발생시키며 레알로 넘어갔지만 부상과 자기관리를 하지 못하는 모습만 보였다. 자연스레 기대 이하의 플레이만 나왔다. 아자르는 심지어 레알서 단 한 번도 FC 바르셀로나 상대로 뛴 적이 없다.
결국 구단 내 설 자를 잃은 아자르는 2022-2023시즌을 끝으로 레알과 결별했다. 여러 팀과 연결됐지만 다른 소속팀에 새둥지를 틀지 않고 은퇴를 알렸다. 32살의 나이를 생각하면 굉장히 이른 은퇴. 그는 "축구말고 제 2의 인생을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아자르가 32세에 은퇴를 알린 것은 예상보다 이르단 시선이 많다. 이에 대해 그는 “맞다. 하지만 많은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다. 나는 변덕스러운 마음으로 은퇴한다고 한 것이 아니다. 이제부터는 다른 것들을 즐기고 싶다. 자전거 타기, 골프, 여행 등 축구를 하면서 할 수 없었던 보통의 것들을 해보고 싶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레알의 먹튀지만 릴에게서는 클럽이 배출한 최고 선수 중 하나. 릴은 최근 자신들의 클럽 레전드 아자르와 연결을 강화하고 있다. 아자르를 구단 엠베서더로 임명한데다가 최근 훈련장을 그에게 헌정하면서 아자르 트레이닝 센터라고 명명했다.
훈련장 이름이 아자르 트레이닝 센터라는 것은 여러모로 화제를 모았다. 아자르는 분명히 세계 최고에 근접한 선수였지만 유독 선수로 노력이나 훈련을 즐기는 것과는 멀었던 인물. 워낙 뛰어난 재능이기에 인정받았으나 레알 시절 벽에 부딪힌 이후 그대로 무너질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자신에 대해 너무 잘 아는 아자르이기에 자신의 이름을 딴 훈련장이 나름 웃긴 것 같다. 그는 훈련장 리본 커팅식에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자르 트레이닝 센터면 선수들이 체력 단련이나 달리기 대신 공이나 차고 개인기나 연습할 것 같다"라고 멋쩍은 미소를 보였다.
데일리 메일은 "아자르는 축구를 좋아하지만 열정 문제는 항상 지적받았다. 그래도 그는 자신을 향한 비판을 항상 인정하고 다른 사람들의 돌림도 즐기는 모습이었다"라면서 "심지어 그는 자신은 절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처럼 훈련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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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데일리 메일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