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서 그딴 행동 하지마라".
토트넘은 10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28라운드에서 아스톤 빌라를 4-0으로 꺾었다. 후반 20분 존 맥긴이 퇴장당한 뒤 2골을 몰아치며 경기를 끝냈다.
이로써 토트넘은 승점 6점짜리 경기를 잡아내며 4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제 5위 토트넘(승점 53)과 한 경기 더 치른 4위 빌라(승점 55) 간 격차는 2점에 불과하다. 토트넘으로선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희망을 높이는 귀중한 승리였다.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후반 20분 맥긴이 중앙선 뒤에서 빠르게 돌파하는 데스티니 우도기의 다리를 강하게 걷어찼다. 공은 아예 건드리지도 못한 채 다리만 가격하는 위험한 태클이었다.
최악의 태클을 눈앞에서 본 토트넘 벤치는 강하게 항의했다. 우도기도 맥긴에게 다가가 화를 내려다가 강한 고통을 호소하며 주저앉았다. 브레넌 존슨과 제임스 매디슨 등 토트넘 선수들도 분노해 달려들며 충돌이 발생했다. 손흥민과 우나이 에메리 빌라 감독이 급하게 싸움을 말렸야 했다.
크리스 카바나 주심은 맥긴을 향해 곧바로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선수 교체 후 살아나던 빌라의 분위기에 완전히 찬물을 끼얹는 어리석은 퇴장이었다. 맥긴은 굳은 표정으로 고래를 저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가야만 했다.
빌라는 맥긴의 퇴장 이후 와르르 무너졌다. 안 그래도 0-2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10명으로 싸우게 됐으니 당연한 일. 수적 우세를 등에 업은 토트넘은 천천히 빌라를 요리하며 두 골을 더 추가했다.
영국 '풋볼 런던'에 따르면 맥긴의 퇴장 사유는 '심각한 반칙'이었다. 매체는 "우리는 맥긴이 '심각한 반칙(serious foul play)'으로 퇴장당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것은 선수가 다른 선수들 심각하게 다치게 할 수 있는 태클이나 도전을 했을 시 혹은 너무 많은 힘을 사용한 경우"라며 "맥긴의 태클은 공을 플레이하려는 노력이 없었기 때문에 심각한 반칙으로 간주됐다"라고 설명했다.
경기를 지켜보던 'BBC'도 충격을 금치 못했다. 매체는 "빌라 주장 맥긴이 다이렉트 퇴장당했다! 공포의(horror) 태클이다. 그는 정신을 잃고 우도기 다리를 향해 직진했다. 공을 치려는 시도조차 없었다. 확실한 레드카드다. 토트넘 선수들은 분노하고 있다"라며 "솔직히 말하면 퇴장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심판도 그중 한 명이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빌라 공격수 올리 왓킨스는 주심이 토트넘 측 항의에 휘둘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 생각에 퇴장은 가혹했다. 분명히 조금 무모해 보인다. 토트넘 벤치 앞에서 벌어진 일이고, 벤치의 반응이 컸기 때문이다. 분명히 받아들이기 힘든 판정"이라고 항의했다. 그러면서 "맥긴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그를 3경기 동안 잃는 건 관에 박아둔 가장 큰 못이나 다름없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런 제 식구 감싸기에 비해 아스톤 빌라의 전 수석 스카우터 브라이언 킹은 맥긴에 대해서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맥긴의 막무가내 태클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하면서 "정말 말도 안 되는 도전이다. 대체 자신이 무슨 짓을 한다고 생각한 것일까"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맥긴의 태클에 앞서 빌라는 토트넘 선수들을 향한 연이은 폭력 플레이로 논란이 됐다. 맷 캐시가 맷 도허티, 로드리구 벤탄쿠르에게 시즌 아웃급 부상을 선사하기도 했다. 맥긴의 플레이 역시 그런 캐시 태클의 연장선인 것이다.
킹은 "맥긴의 태클은 캐시가 막 부상에서 돌아온 벤탄쿠르에게 거친 플레이를 저질렀을 때랑 비슷하다. 적어도 거기서 레드 카드를 받아야 했다"라면서 "주장인 선수가 그런 플레이를 했다는 것이 너무나 실망스럽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애시당초 맥긴의 플레이는 거리에서 했으면 감옥에 갈 내용의 행동이었다. 애시당초 그러고 나서 퇴장을 당할지 확신이 없는 것처럼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사고를 친 것이 문제다. 축구에서 그런 행동은 용납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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