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이 경기 전 선수단에 단단히 주의를 줬다. 하지만 정작 이 말을 한 주장이 퇴장을 당하면서 경기를 망쳤다.
10일(한국시간) 오후 10시(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펼쳐진 아스톤 빌라와 토트넘의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8라운드 맞대결은 경기 전부터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마지막 남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4위 자리를 놓고 맞붙는 경기였다. 아스날,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가 1~3위 쟁탈전을 벌이는 가운데 빌라와 토트넘이 남은 한 자리를 놓고 격돌하는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11일 영국 '풋볼 런던'에 따르면 빌라 주장 존 맥긴(30)은 경기 전 "모든 사람들이 이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면서 "아마 최근 구단 역사상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다. 선수들도 그것을 알고 있다"고 정신무장을 강조했다.
실제 이 경기는 전반까지 0-0으로 팽팽하게 전개됐다. 높은 점유율을 점한 토트넘이 주도권을 잡는가 했으나 빌라 수비는 유효슈팅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 4분 제임스 매디슨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토트넘에 유리한 분위기가 됐다. 이어 토트넘은 후반 7분 브레넌 존슨이 손흥민의 패스를 슈팅으로 연결해 2-0을 만들었다.
이후 공방이 펼쳐졌다. 그러다 후반 20분 레드카드가 나오면서 토트넘 쪽으로 승부의 추가 확 기울었다. 중앙선 부근 왼쪽에서 드리블하던 데스티니 우도기를 향해 맥긴이 과격한 태클을 범했기 때문이다.
중계 화면에 잡힌 맥긴의 태클은 공을 향한 것이 아니라 우도기를 향해 날린 살인적인 모습이었다. 화가 난 우도기가 벌떡 일어나 맥긴을 향해 걷다 고통으로 호소하며 다시 쓰러졌다. 결국 주심은 맥긴에게 다이렉트 퇴장을 명령했다.
결국 맥긴의 퇴장에 수적으로도 열세가 된 빌라는 손흥민과 티모 베르너에게 각각 추가골을 내주면서 무기력하게 자멸했다. 맥긴 퇴장 전까지 강한 추격 의지를 보이던 빌라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이에 풋볼 런던은 "맥긴은 경기 전 자신이 한 말을 잊어버렸다. 홈 팬들이 일요일 오후 지역에 내리고 있던 빗속에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비아냥댔다.
상대적으로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1골 2도움으로 맹활약, 이번 시즌 자신의 10번째 MOM으로 빛났다. 게다가 손흥민은 맥긴의 깊은 태클로 인해 양 팀 선수들이 흥분하며 물리적인 충돌로 이어질 뻔 할 때 나서서 중재하는 모습도 보였다. 모든 면에서 맥긴과 비교된 손흥민이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