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은 10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28라운드에서 아스톤 빌라를 4-0으로 꺾었다. 후반 20분 상대 미드필더 존 맥긴이 퇴장당한 뒤 2골을 추가하며 경기를 끝냈다.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손흥민이 나섰고 브레넌 존슨-제임스 매디슨-데얀 쿨루셉스키가 공격 2선에 섰다. 이브 비수마-파페 사르가 중원을 채웠고 데스티니 우도기-미키 반 더 벤-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가 포백을꾸렸다.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전반은 탐색전이었다. 양 팀은 실점하지 않는 데 집중하면서 기회를 엿봤지만, 마무리 단계에서 날카로움이 부족했다. 토트넘은 제대로 된 슈팅도 만들어내지 못한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에만 4골이 터졌다. 부주장 매디슨이 스타트를 끊었다. 후반 5분 오른쪽 측면에서 사르가 오프사이드 트랩을 완벽하게 무너트리는 크로스를 올렸고, 매디슨이 이를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이 이타적인 패스로 추가골을 만들었다. 후반 8분 쿨루셉스키가 상대 패스 실수를 끊어낸 뒤 전방의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손흥민은 직접 슈팅할 수도 있었지만, 욕심내지 않고 왼쪽에 있던 존슨에게 공을 내주며 시즌 7호 도움을 올렸다.
손흥민이 직접 골 맛까지 봤다. 후반 45분 쿨루셉스키가 우측면을 돌파한 뒤 박스 안으로 패스했다. 손흥민이 이를 강력한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연결하며 골망을 갈랐다. 두 경기 연속골이자 시즌 14호 득점포였다.
뜨겁게 달아오른 손흥민의 발끝은 좀처럼 식을 줄 몰랐다. 후반 추가시간 4분 손흥민이 박스 왼쪽을 빠르게 뚫어낸 뒤 컷백 패스를 건넸고, 베르너가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팀의 4번째 골을 터트렸다. 경기는 그대로 토트넘의 4골 차 승리로 막을 내렸다.
승리의 1등 공신은 단연 손흥민이었다. 그는 홀로 1골 2도움을 몰아치며 무려 3골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 영국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최전방에서 팀을 위해 전력질주했고 존슨의 두 번째 골을 도왔다. 이후엔 직접 슈팅해 골망을 갈랐고 늦은 시간 베르너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진짜 주장다운 활약을 펼쳤다"라며 평점 9점을 부여했다.
2경기 연속 MOTM(Man of the match)도 수상했다. 손흥민은 팬 투표에서 83.4%에 달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경기 최우수 선수로 뽑혔다. 어느덧 시즌 10번째 MOTM 선정이다.
손흥민은 이번 경기로 대기록도 여럿 세웠다. 그는 토트넘 통산 159골 고지를 밟으면서 클리프 존스와 함께 구단 역대 최다 득점 공동 5위로 올라섰다. 한 골만 추가하면 단독 5위가 된다.
이제 다음 목표는 4위 마틴 치버스(174골)다. 손흥민은 15골을 더 넣으면 치버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1위는 해리 케인(280골), 2위는 지미 그리브스(268골), 3위는 바비 스미스(208골)다.
'Here we go' 멘트로 유명한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는 손흥민이 존스와 동률을 이뤘다는 소식을 전하며 "클럽의 전설"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동시에 손흥민은 8시즌 연속 공격 포인트 20개라는 뜻깊은 기록도 달성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에서만 14골 8도움을 터트리며 시즌 공격 포인트 22개를 기록 중이다. 손흥민은 토트넘 데뷔 시즌이었던 2015-1016시즌을 제외하고는 2016-2017시즌부터 꾸준히 20개 넘는 공격 포인트를 생산해 오고 있다. 최악의 시즌으로 불린 지난 시즌도 20개가 넘는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손흥민은 팀 내 득점 1위, 도움 1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계속해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 중이었던 가운데 도움까지 두 개 추가하면서 제임스 매디슨, 페드로 포로(이상 7개)를 제치고 도움 1위까지 석권했다. 주장이자 에이스인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알 수 있는 진기록이다.
한편 손흥민과 동률을 이룬 토트넘 레전드 존스는 "손흥민이 나와 같은 기록을 가진 것을 축하한다"라면서 "159골도 대단하지만 앞으로 토트넘에서 손흥민이 더 많은 득점을 기록하길 바란다"라고 소망했다. 실제로 손흥민의 이번 시즌 페이스를 생각하면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확률이 높다.
토트넘 레전드 랭킹도 날이 갈수록 치고 올라가고 있는 손흥민. 1위 케인과 그리브스는 어렵다고 해도 3위 스미스까지는 다음 시즌까지 폼만 유지한다면 넘어설만 하다. 말 그대로 토트넘 역대 최고 레전드들의 반열에 오르는 것이다. 선배의 조언대로 토트넘서 더 많은 골을 넣으면서 최고의 스퍼스 자리까지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