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소속팀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이강인(23, PSG)이 대한민국 대표팀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10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드 프랭스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랑스 리그 1 25라운드에서 랭스와 2-2로 무승부를 거뒀다.
3경기 연속 무승부에 머문 PSG는 승점 56점으로 2위 브레스트(승점 46)와 10점 차 선두 자리를 지켰다.
PSG는 4-3-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브래들리 바르콜라-곤살로 하무스-이강인이 최전방에서 득점을 노렸고 워렌 자이르 에머리-마누엘 우가르테-카를로스 솔레르가 중원에 섰다. 뤼카 에르난데스-루카스 베랄두-다닐루 페레이라-아슈라프 하키미가 포백을 꾸렸고 케일러 나바스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이강인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건 3경기 만이다. 이강이은 지난 라운드 AS 모나코전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레알 소시에다드전에서 연달아 벤치에서 시작했다. 모나코전 후반 41분 교체 투입됐고 소시에다드와 맞대결에선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돼 날카로운 패스로 1도움을 기록했다.
이날 PSG 선수들은 한글로 이름을 적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강인도 'LEE KANG IN'이 아니라 등번호 19번과 함께 '이강인'이라고 한글로 적힌 유니폼을 입었다. 한국의 'PSG 플래그십' 매장 오픈을 기념해 처음으로 홈팬들 앞에서 한글 마킹 유니폼을 입은 것.
이강인은 이 경기 우측 공격수로 출전했다. 예리한 왼발 킥으로 세트피스 키커를 담당해 동료들에게 공을 보냈다.
이강인이 오랜만에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가 리그에서 90분을 모두 뛴 건 지난해 12월 릴전 이후 약 3달 만이었다.
온전히 한 경기를 소화한 이강인은 볼 터치 96회를 기록하는 동안 패스 성공률 83%, 키 패스 2회, 슈팅 2회, 크로스 성공 2회, 롱패스 성공 2회, 경합 승리 5회, 피파울 4회 등을 기록했다.
경기 후 이강인은 구단 공식 인터뷰를 통해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우리는 승점 3점을 얻으려고 준비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다음 리그 경기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하기 위해 계속해서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강인은 "모든 선수들은 매일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주중 경기와 주말 경기 모두 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 한다.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팀에는 많은 경쟁이 있고, 모두가 매일 발전하려 노력한다"라고 밝혔다.
프랑스 현지 매체들도 이강인에게 무난한 평가를 내렸다. 아쉬운 면도 있었지만, 분명 번뜩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의견이었다. 평점도 대부분 5.5점 정도로 하무스 다음으로 높았다.
'파리 팬스'는 이강인에게 평점 5.5점을 매기며 "전반전은 태도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플레이도 훌륭했다. 자주 그렇듯이 후반전에는 영감이 부족했다. 그에게 더 많은 걸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매체 '막시 풋'도 "뎀벨레 대신 출전한 윙어 이강인은 언제나 도발적인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공을 많이 잃어버리면서 기술적 낭비가 컸다. 하지만 하무스의 골로 이어진 크로스로 차이를 만들어 냈다"라며 평점 5.5점을 줬다.
한편 이강인은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1일 오전 11시 대한축구협회는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태국과의 월드컵 2차 예선 2연전에 나설 대한민국 대표팀 명단을 공식 발표, 황선홍 임시 감독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번 명단 발표는 이강인의 발탁 여부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아시안컵 당시 손흥민과 마찰을 빚어 징계를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있었다.
아시안컵 당시 선수단 불화 문제는 국내 언론사가 아닌 외신에서 처음 보도됐다. 지난달 14일 영국 '더 선'은 "손흥민은 아시안컵 탈락 전날 대표팀 동료와 몸싸움을 벌여 손가락이 탈구됐다"라고 단독 보도했다.
더 선은 "본지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대한민국 스쿼드 일부 젊은 선수들은 저녁 식사를 빨리 마치고 탁구를 즐기기 위해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바람에 문제가 발생했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팀 결속의 기회로 활용되는 식사 자리를 일찍 떠나는 젊은 선수들에게 불만을 표했다. PSG 소속 이강인도 손흥민이 불만을 제기한 '젊은 선수' 중 하나였다"라고 설명했다.
KFA는 "더 선이 보도한 내용은 대체로 맞는다"라고 인정하며 "손흥민이 탁구를 치러 자리를 일찍 뜨는 젊은 선수들에게 불만을 표현했고, 젊은 선수들이 이에 반발, 다툼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라고 설명했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달 16일 "징계 사유 조항을 살폈다. 소속 선수가 아니기에 소집을 안 하는 징계밖에 없다"라고 설명한 뒤 "추후 대표팀 감독이 선임되면 그가 이 방안을 잘 논의해야 한다"라며 협회가 아닌 감독 개인에게 선수들의 분쟁 및 징계 문제를 넘겼다.
황선홍 감독은 정면 돌파를 택했다.
이강인은 사건 이후 대표팀 멤버 전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 사과를 전했고 직접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손흥민과 만남을 가졌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다시 한 번 이강인과 합을 맞추게 됐다.
황 감독은 "이강인과 관련해서는 두 선수와 직접 소통했다"라며 이강인, 손흥민과 직접 소통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강인은 축구팬 여러분들과 선수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싶어 한다. 손흥민도 선수를 보듬고 화합해서 나가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을 냈다. 그래서 선발했다"라고 전했다.
황선홍 감독은 이어 "이런 일이 두 선수만의 문제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팀원들과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등 모든 팀 구성원들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황 감독은 "짧은 기간이라도 잘 풀어볼 생각이다. 여러 부분을 정리해야 한다. 여러 상황에서 말은 만들어질 수 있다. 그런 부분은 가이드라인을 정해 정리를 하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