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변화 폭이 크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태국과의 월드컵 2차예선 2연전에 나설 대한민국 대표팀 명단을 공식 발표, 황선홍 임시 감독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황선홍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가 큰 위기에 처해있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운을 뗀 뒤 "기술위원회에서 도움을 요청했다. 고심이 많았다. 내가 14년 동안 대표팀 선수로 활약하면서 많은 혜택을 받았다. 축구인으로서 도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 고심 끝에 결정했다"라며 먼저 대표팀 임시 감독 수락에 대해 이야기했다.
황 감독은 "지금까지 축구하면서 어려울 땐 피해가고 쉬울 땐 하고 그러지 않았다. 그래서 결단을 내렸다. 내 머릿속에는 이 위기를 어떻게 잘 극복할 수 있을까만 있다. 최선을 다해 두 경기를 치르겠다"라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태국과 2연전에 나설 23명의 멤버도 함께 공개됐다.
대표팀의 최전방을 책임질 공격수로 주민규(울산HD)와 조규성(미트윌란)이 선택됐다. 중원에는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PSG)을 비롯해 엄원상(울산HD), 정호연(광주),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이재성(마인츠), 홍현석(헨트), 황인범(즈베즈다), 박진섭(전북현대), 백승호(버밍엄)가 발탁됐다.
수비에는 이명재(울산HD), 김문환(알두하일), 설영우(울산HD), 김진수(전북현대), 조유민(샤르자), 권경원(수원FC), 김영권(울산HD),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이름을 올렸으며 골키퍼엔 조현우(울산HD), 송범근(쇼난벨마레), 이창근(대전)이 선택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시절과 여러 얼굴이 바뀌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이 아시안컵에 데려간 멤버에 비해 12명이 빠지고 9명이 승선했다.
먼저 빠진 멤버를 살펴보면 아시안컵 내내 경기력 비판에 시달렸던 박용우(알아인)와 이기제(수원삼성)가 빠졌고 정승현(알와슬), 김태환(전북현대), 김주성(서울), 양현준, 오현규(이상 셀틱), 김승규(알샤밥), 이순민(대전), 문선민(전북현대), 황희찬(울버햄튼) 12명이 빠졌다.
추가된 멤버로는 주민규, 엄원상, 정호연, 백승호, 이명재, 김문환, 조유민, 권경원, 이창근으로 총 9명.
황희찬과 김승규는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됐으며 조유민과 권경원, 백승호는 다시 태극마크를 부여받았다. 양현준은 황선홍 감독이 먼저 맡고 있던 올림픽 대표팀에 차출됐다.
새롭게 뽑힌 멤버 중 가장 관심이 뜨거운 이는 역시 주민규였다.
주민규는 제주 유나이티드와 울산HD 등에서 활약하며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이름 날렸지만, 황의조, 조규성 등 해외파 공격수에게 밀려 단 한 번도 이름 불리지 못했다.
주민규는 2021, 2023시즌 각각 22골, 17골을 기록하며 K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2022시즌에도 득점왕 조규성과 동일한 17골을 기록했지만, 출전 경기가 더 많았기에 득점왕 타이틀을 내줬다.
주민규의 실력엔 의문이 따르지 않는다. 183cm의 건장한 체격에서 나오는 힘과 간결하고도 정확한 마무리 능력, 양발을 모두 잘쓴다는 장점이 있는 강력한 공격수다. 특히 22골을 퍼부었던 2021시즌엔 90분당 평균 0.74골을 기록했을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황선홍 감독은 "K리그를 관찰해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을 염두에 뒀다. 대표팀은 최고의 선수들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야 하는 팀이다. 코치진이 면밀히 검토해 결정 내렸다"라고 전했다.
주민규에 관해 묻자 황 감독은 "축구는 여러 능력이 있지만, 득점력은 다른 능력"이라며 "3년 동안 리그에서 50골 넣은 선수는 전무하다.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라고 짧게 답했다.
서로 다른 이유로 약 절반 가까운 멤버가 교체됐다. 황선홍호가 태국과 2연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보자.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