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열한 빌라 팬에 대응하는 '인자한' 포스텍, "저런 도발에 대응하지 마"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4.03.10 06: 44

토트넘은 오는 10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원정 경기에 나선다.
리그 4위 경쟁의 분수령이 될 확률이 높은 경기다. 토트넘은 승점 50(15승 5무 6패)로 한 경기 덜 한 아스톤 빌라(승점 55, 17승 4무 6패)에 5점이 뒤진 상태다. 만약 맞대결서 승리한다면 승점 차를 2점으로 좁힐 수 있다. 반면 패한다면 8점까지 벌어지면서 사실상 4위 싸움이 힘들어지는 어려운 상황.

토트넘이 빌라를 상대로 약한 모습을 보여온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최근 리그 경기에서 3연패를 기록 중이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도 전반기 아스톤 빌라에게 패하면서 상성을 극복하지 못했다. 빌라가 리그 3연승으로 분위기마저 좋다. 
다행인 점은 빌라가 아약스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를 소화했다는 것. 아약스라는 강적을 만나 주전 멤버를 대거 기용했으나 0-0 무승부에 머물렀다.
토트넘은 히샬리송 정도를 제외하곤 최정예 전력으로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캡틴 손흥민의 원톱 선발이 에상된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리그에서 13골 6도움을 기록,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왼쪽 윙, 중앙 공격수 등 역할을 가리지 않고 공격 포인트를 적립하고 있다. 
그래도 히샬리송의 부재인 만큼 원톱으로 나설 확률이 높다. 브레넌 존슨과 티모 베르너 등의 지원을 받아서 득점포를 가동하기 위해 손흥민이 최전방 기용 되야 하는 것. 한편 악연이 많은 빌라와 맞대결을 앞두고 토트넘이 제일 경계해야 하는 선수는 16골을 넣은 올리 왓킨스도, 플레이메이커 유리 틸레만스도 아니다.
'토트넘 킬러' 오른쪽 수비수 맷 캐시가 경계 1순위이다. 캐시는 확실하게 상대를 묶어 수비하는 능력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발이 빠르고 활동량이 많다는 점도 장점이지만, 터프한 플레이를 통해 상대 공격수를 확실히 제압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만 때때로 나오는 지나치게 거친 플레이는 상대에게 부상을 안기기도 한다. 특히 토트넘 선수들 상대로는 유독 거칠었다. 토트넘을 상대로는 2021-2022시즌 맷 도허티에게 거친 태클로 3개월 아웃, 2023-2024시즌 전반기에는 로드리고 벤탄쿠르에게 2개월 아웃 부상을 입혔다.
캐시의 잦은 '비매너' 플레이도 극복해야 할 문제지만, 빌라의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도 이겨내야 하는 토트넘이다. 소셜 미디어 상에서 한 빌라 팬은 토트넘전을 앞두고 캐시가 토트넘 선수들을 향해 부상을 입힌 것을 응원가로 제작하는 추태를 보였다.
이 팬이 만든 캐시 응원가 지나칠 정도로 과격하다. 그는 "우리의 등번호 2번, 라이트백! 그는 도허티를 부상으로 날려버렸고 벤탄쿠르도 보내버렸지! 그는 '공격'을 좋아해. 우리의 2번 캐시"라는 내용이었다. 상대방의 부상을 조롱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자연스럽게 빌라 홈인 만큼 캐시를 응원하면서 토트넘 선수들을 조롱하는 응원가가 나올 확률이 높다. 부상에서 돌아온 벤탄쿠르가 선발로 나설 확률이 높은 것을 생각하면 더욱 빌라 팬들의 저열한 응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악연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빌라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 회견에서 해당 이슈에 대해 기자가 묻자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별 생각 없다. 언론의 부추김도 필요 없다"라면서 "말 그대로 관심이 없다. 나는 단지 폼이 좋은 원정 경기서 좋은 팀을 상대한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런 이슈는 우리의 축구에 대한 동기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상대의 비매너 플레이에 대한 분노는 성숙한 팀에게는 필요하지 않은 동기 부여다. 그런 것을 신경쓰면 무엇이 중요한지 감각을 완전히 잃게 된다. 우리는 그냥 승리하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저열한 빌라 팬의 도발이나 캐시의 말도 안 되는 거친 플레이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것. 부상으로 빠질 것처럼 보였던 페드로 포로도 복귀하면서 토트넘은 풀 전력에 가까운 팀으로 빌라전에 임하게 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인터뷰서 보여준 성숙한 태도로 '팀 토트넘'이 악연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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