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둘이 함께면 안 진다".
바이에른 뮌헨은 9일(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5라운드에서 마인츠와 경기서 8-1로 대승을 거두면서 승점 57로 선두 레버쿠젠(승점 64점) 추격에 제대로 시동을 걸었다.
김민재 대 이재성의 ‘코리안 더비’가 성사될지 관심거리였다. 아시안컵에서 한국대표팀으로 같이 뛰었던 두 선수가 적으로 만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현재로서 두 선수의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을 확률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김민재의 바뀐 입지만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6일 라치오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서 3-0 완승을 거뒀다. 충격적인 사실은 김민재가 선발에서 빠졌고 그 자리를 에릭 다이어가 메웠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팀이 최고 경기력으로 반등점을 마련했다.
실제로 다이어는 라치오전서 더 리흐트와 합작해서 뮌헨의 상승세에 기여했다. 더 리흐트는 전반전 추가시간 터진 뮐러의 헤더골을 도우면서 공격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수치상으로도 다이어의 활약은 무난했다. 96%의 높은 패스성공률을 거뒀고 클리어링 3회, 가로채기 2회를 올렸다.
라치오전 직후 토마스 투헬 감독 역시 “다이어가 잘해줬다. 무실점 승리에 만족한다”면서 계속 다이어를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로테이션상으로는 김민재에게 다시 기회를 주는게 맞지만 감독이 옳다고 확신하는 조합을 깨기가 쉽지 않다.
이 경기 직후에서 독일 언론은 투헬 감독이 김민재를 내리고 다이어 더 리흐트로 수비진을 구성한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칭찬했다. 대다수의 독일 언론은 마인츠전에서도 다이어와 더 리히트가 구축해야 된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결국 마인츠전도 뮌헨은 김민재를 벤치에 앉히고 다이어-더 리흐트로 수비진을 형성했다. 다른 선수들은 케인-무시알라-라이머-뮐러-데이비스-사네-고레츠카-키미히-노이어 등이 선발로 출격해 베스트 11 라인업을 구축했다.
이 경기를 포함해서 김민재는 2경기 연속 선발로 제외됐다. 뮌헨 입단 이후 처음으로 벤치에 2경기 연속으로 앉은 것이다. 여기에 밀린 상대가 다이어란 점에서 축구 팬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그리고 마인츠전도 뮌헨은 확실히 다이어 효과를 봤다.
이날도 다이어는 나쁘지 않은 플레이를 보였다. 50번의 패스를 시도해서 46번을 성공시키면서 92%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특히 특유의 롱패스를 통해 뮌헨의 후방 빌드업을 이끌면서 공격의 기점 역할을 했다. 심지어 이날은 수비도 나쁘지 않았다. 3번의 태클을 시도해서 2번을 성공시킨데다가 6번의 리커버리와 3번의 클리어링을 기록했다.
한편 다이어와 함께 더 리히트도 살아났다. 기존 투헬 감독의 체제서 버림받아 다요 우파메카노와 김민재에 밀려 벤치에 머무르던 그는 우파메카노의 폼 저하와 다이어의 급부상으로 인해 반대 급부를 얻었다. 특히 김민재가 아닌 다이어와 함께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더욱 안정적으로 주전 자리를 되찾게 됐다.
김민재와 호흡을 맞춘 프라이브쿠르크전(2-2 무승부)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더 리흐트는 라치오전부터 시작해서 마인츠전에서도 안정적인 수비를 보였다. 시즌 시작 전 김민재와 더 리흐트에게 기대하던 두 명의 장신 수비수 조합이 다이어-더 리흐트로 나타난 것이다.
독일 "TZ'는 "더 리흐트는 투헬 감독 체제에서 라치오전부터 처음 제대로 주전으로 올라섰다. 그 중심에는 다이어와 파트너십이 있었다. 최근 더 리흐트의 상승세는 분명히 드디어 찾은 새로운 그의 수비 파트너 다이어와 호흡도 있다"고 강조했다.
팀 동료 조슈아 키미히는 라치오전 직후 "더 리흐트와 다이어는 이복 형제 같다"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더 리흐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진짜 다이어와 잘 지내고 있다. 우리는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가 같이 나선 경기는 모두승리했다"라고 다이어에게 칭찬을 보냈다.
결국 우파메카노가 연이은 퇴장과 집중력 부재로 주전서 밀린 상황서 김민재는 더 리흐트와 호흡이라는 문제서 다이어에게 한 수 뒤지는 상황이 됐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