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중요한 경기. 토트넘 팬들의 시선이 손흥민(32, 토트넘)을 향하고 있다.
토트넘은 오는 10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아스톤 빌라를 상대로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8라운드 원정 경기에 나선다. 이 경기는 PL 4위 경쟁의 분수령이 될 확률이 높다. 4위로 유럽 무대 복귀를 희망하는 토트넘에게는 승리가 절실하다.
토트넘은 승점 50(15승 5무 6패)로 한 경기 덜 한 아스톤 빌라(승점 55, 17승 4무 6패)에게 5점이 뒤쳐진 상태다. 만약 맞대결서 승리한다면 승점 차를 2점으로 좁힐 수 있다. 반면 패한다면 8점까지 벌어지면서 사실상 4위 싸움이 힘들어지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여기에 불길한 것은 최근 토트넘이 아스톤 빌라 상대로 약했다는 점. 최근 리그 경기에서만 3연패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도 전반기 아스톤 빌라에게 패하면서 상성을 극복하지 못했다. 때마침 아스톤 빌라가 리그 3연승으로 분위기마저 좋은 상태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아스톤 빌라가 아약스와 유로파 컨퍼런스리그를 소화했다는 것. 만만치 않은 상대이다 보니 주전 멤버를 대거 기용했지만 0-0 무승부에 그치면서 좋았던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토트넘은 히샬리송 정도를 제외하곤 최정예 전력으로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자 저러나 손흥민의 활약이 필요한 경기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리그 13골 6도움으로 펄펄 날고 있다. 특히 주 포지션은 좌측 윙어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는 중앙 공격수로 나서면서 팀의 마스터 키 역할을 하고 있다. 빌라전에서는 히샬리송의 부상으로 원톱 선발이 유력시된다.
'어느덧 토트넘 10년 차에 접어든 손흥민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주장직까지 맡았다. 새로 부임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위고 요리스에게 대신 주장 완장을 맡기며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 크리스티안 로메로로 주장단을 꾸렸다. 지난 1882년 토트넘이 창단된 이래 주장이 된 비유럽 국적 선수는 손흥민이 최초다.
실력과 리더쉽 모두 제대로 증명하고 있는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은 2025년 6월로 만료된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1년밖에 남지 않는 셈. 다만 구단 측에서 발동할 수 있는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돼 있기에 사실상 2년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향한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의 관심을 차단하고자 빠르게 재계약을 추진 중이다.
안 그래도 악연이 많은 빌라전을 앞두고 토트넘이 제일 경계하는 선수는 16골을 넣은 올리 왓킨스도 플레이메이커 유리 틸레만스, 중원의 살림꾼 존 맥긴이나 발빠른 윙어 에밀라오나 부엔디아가 아니다. 바로 토트넘 킬러인 오른쪽 수비수 맷 캐시. 킬러의 의미는 토트넘전서 잘해서가 아니라 토트넘 선수를 보내버리기 때문이다.
원래 거친 태클로 유명한 캐시는 잦은 비매너 플레이로 유명하다. 2018-2019 시즌은 옐로 5장, 2019-2020 시즌은 옐로 7장, 20202-2021 시즌은 경고 6장 + 누적 퇴장 1회, 2021-2022 시즌은 옐로만 8장을 받았다. 특히 토트넘 상대로는 2021-2022 시즌 도허티에게 거친 태클로 3개월 아웃, 2023-2024 시즌 전반기에는 벤탄쿠르에게 2개월 아웃을 선사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폭행범의 정석 같은 선수. 실제로 캐시는 도허티를 악성 태클로 보낸 이후 벤탄쿠르에게도 무리한 태클을 가해서 보내서 큰 부상을 선사하기도 했다. 특히 시즌 아웃 부상서 돌아온지 얼마 안 된 벤탄쿠르를 향한 무리한 태클은 비매너의 극치란 평가를 받았다.
선수의 플레이도 비매너 덩어리였지만 빌라 팬들은 굉장히 추한 모습을 보였다. SNS에 한 빌라 팬은 토트넘전을 앞두고 캐시가 토트넘 선수들을 향해 부상을 입힌 것을 응원가로 제작하는 추태를 보였다. 이 팬이 만든 캐시 응원가는 천박 그 자체였다. 그는 “우리의 등번호 2번, 라이트백! 그는 도허티를 부상으로 날려버렸고 벤탄쿠르도 보내버렸지! 그는 ‘공격’을 좋아해. 우리의 2번 캐시”라는 내용이었다.
말 그대로 캐시가 토트넘 선수들을 폭행한 것을 언급하면서 조롱한 것이다. 물론 일부 빌라 팬들을 제외하곤 다른 팀 팬들의 반응은 차갑다. 한 토트넘 팬은 “선수가 잘한 것이 다른 팀 선수를 부상입힌 것 빼고 없냐”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