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다이어(30)를 누구보다 잘 아는 영국 매체는 다이어와 김민재(28, 이상 바이에른 뮌헨)에 대해 다른 평가를 내놨다.
독일 '키커'는 7일(이하 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과 FSV 마인츠 04의 맞대결에서 김민재가 다시 벤치를 지킬 것으로 전망했다.
뮌헨은 오는 9일 오후 11시 30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25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김민재의 소속팀 뮌헨과 이재성의 소속팀 마인츠의 맞대결로 '코리안 더비'가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키커는 김민재의 선발 출전을 전망하지 않았다. 마테이스 더 리흐트와 에릭 다이어가 선발로 나설 것이라 예상했다.
뮌헨은 지난 6일 홈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에서 SS 라치오와 맞대결을 펼쳐 3-0으로 완승했다. 이 경기 김민재는 벤치에 머물렀다.
뮌헨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김민재가 빠진 포백엔 하파엘 게헤이루-에릭 다이어-마테이스 더 리흐트-요주아 키미히가 선발로 출전했다.
지난 1차전을 0-1로 패했던 뮌헨은 홈에서 기세를 가져왔다. 60%의 점유율을 유지했고 총 24개의 슈팅을 시도, 7개를 유효 슈팅으로 연결했다. 라치오는 5개의 슈팅만을 기록했고 유효 슈팅은 하나도 쏘지 못했다. 뮌헨은 케인의 멀티 골과 뮐러의 헤더 골로 승리했다.
벤치에서 출전을 기다린 김민재는 끝내 투입되지 않았다.
다이어와 더 리흐트는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고 두 선수는 7일 'UEFA 챔피언스리그 이 주의 팀'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다이어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96%(85/89)의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상대 박스 내 터치 1회, 공격 지역 패스 4회를 기록했고 클리어링 3회, 가로채기 2회를 올렸다. 경기 종료 후 평점 전문 매체 '폿몹'은 다이어에게 7.2점의 무난한 평가를 내렸다.
다이어는 라치오전 종료 후 'BBC'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나는 정말 잘 적응하고 있다. 클럽, 도시, 팬들이 모두 나를 크게 환영해줘 적응하기 쉬웠다. 난 정말 축구를 즐기고 있다"라며 환히 웃었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김민재는 지나친 연속 출전에 '혹사논란'에 시달렸다. 뮌헨 이적 후 치른 첫 15경기서 김민재는 한 경기도 쉬지 못하고 풀타임을 소화했다. 더 리흐트와 다요 우파메카노는 교대로 부진하거나 다쳤다. 김민재 혼자서 모든 짐을 떠안고 가야만 했다.
김민재가 아시안컵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뮌헨으로 이적한 에릭 다이어가 뮌헨의 수비를 맡았다. 다이어의 파트너로는 부상에서 복귀한 더 리흐트가 선택됐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더 리흐트와 다이어의 조합이 좋다. 무실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라며 다이어와 더 리흐트의 수비 조직력을 칭찬했다.
'다이어 절친' 해리 케인은 "다이어와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같이 뛰었으면 좋겠다"라며 절친을 직접 언급하며 응원했다.
독일 다수 매체는 마인츠와 리그 맞대결에서도 김민재가 벤치에서 시작할 것이라 전망했다. 더 나아가 김민재가 벤치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독일 매체 '바이에른 스트라이크'는 "투헬 감독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다이어의 영입을 주장했다. 투헬은 현재까지 보여준 다이어의 경기력에 만족하고 있다. 다른 센터백들이 부상, 출전금지, 차출 등 문제를 일으킬 때 다이어는 꾸준히 뛰며 해를 끼치지 않았다"라며 다이어의 선발 출전에 무게를 실었다.
키커는 "레온 고레츠카와 김민재가 에서 동점 골을 내줬을 때 부진했던 것은 투헬 감독도 어쩔 수가 없는 일"이라며 지난 SC 프라이부르크와 맞대결에서 뮌헨의 실점 상황을 이야기했다.
매체는 "이러한 면은 라치오전 라인업에서 중요한 결정이 필요했다는 것을 증명했다"라며 김민재 대신 다이어를 선발로 세워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키커는 더 나아가 "김민재는 안정감을 보장하지 않는다"라며 "센터백은 더 리흐트, 다이어가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독일 매체들은 '김민재를 벤치로 내려야 한다'라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김민재 입장에선 날벼락이다. 다이어가 뮌헨으로 이적했을때만 해도 주전으로 나서기는 커녕 잉여 자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스포르팅 CP를 떠나 토트넘으로 이적한 다이어는 토트넘 홋스퍼에서만 공식전 363경기에 출전했다. 2023-2024시즌 10번째 시즌을 맞이한 다이어는 전까지 센터백으로 197경기, 수비형 미드필더로 136경기, 기타 포지션에서 25경기에 나서며 실력과는 관계없이 팀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매 시즌 토트넘의 주축으로 나섰던 다이어의 입지는 2023-2024시즌 갑자기 줄어들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팀을 떠나고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새롭게 부임했고 미키 반 더 벤과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주전 센터백으로 나서면서 설 자리를 잃은 것.
그간 토트넘 수비의 약점으로 지목됐던 다이어는 벤치에도 쉽게 앉지 못하는 잉여 자원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뮌헨으로 이적한 다이어는 조금씩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냉정히 말해 김민재를 완전히 벤치로 밀어냈다고 볼 수 없지만, 토트넘 시절 자주 보였던 실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토트넘의 '폭탄'에서 뮌헨의 구성 멤버로 올라선 것.
이에 독일 매체들은 다이어를 칭찬하면서 김민재의 기량을 깎아내리고 있다.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달랐다. 라치오와 경기에 앞선 지난 5일 해당 매체는 "김민재는 자주 변하는 포백 라인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이번 시즌 뮌헨의 여러 문제를 고려할 때 너무 많은 책임을 그에게 전하가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김민재가 홀로 책임질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어 매체는 "김민재는 그가 위대한 수비수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빠른 속도와 뛰어난 위치 선정 능력, 큰 신장을 가졌고 중원까지 공을 운반하는 능력은 엘리트 수준"이라며 오히려 김민재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디 애슬레틱은 "김민재는 차기 감독 체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다. 뮌헨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올 여름, 안전할 것으로 전망되는 몇 안 되는 선수"라며 김민재의 입지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독일 매체보다 영국 축구를 더 가까이에서 접했을 한 팬도 같은 반응을 보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으로 약 80만 명의 X(구 트위터) 팔로워를 보유한 마크 골드브릿지는 뮌헨의 경기를 지켜보며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투헬은 김민재 대신 다이어를 선발로 기용했다. 맨유의 차기 감독으로 투헬을 고려해서는 안 되는 이유"라고 적었다.
독일 다수 매체는 색안경을 낀 채 김민재를 바라보고 있다. 김민재는 낯선 위기에 처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