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 토트넘)이 드디어 보호대를 풀었다. 하지만 아픈 손가락은 아직도 낫지 않았다.
한국대표팀은 지난 2월 아시안컵에서 ‘이강인 탁구사건’을 겪으며 팀이 분열됐다. 2월 6일 요르단과 4강전을 앞두고 이강인과 손흥민이 충돌했다. 주장 손흥민이 팀 미팅을 지시했지만 이강인은 탁구를 쳤다. 그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고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
대회 종료 후 이강인이 런던까지 찾아가 손흥민에게 사과하며 둘의 관계는 정리됐다. 둘은 웃으면서 인증샷까지 찍었다. 이강인이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상황을 정리하려는 의도였다. 이강인은 김진수 등 다른 선배들에게도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선홍 대표팀 임시감독이 이강인을 3월 월드컵 예선에 선발할지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 SNS에 한 축구팬이 토트넘 훈련장에 찾아가 손흥민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손흥민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오른손으로 ‘브이’ 포즈를 취했다. 한 달 간 착용했던 보호대도 풀었다. 하지만 탈구됐던 오른손 중지의 두 번째 마디가 여전히 퉁퉁 부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한 달 전에 다쳤지만 손가락 부상이 아직도 낫지 않은 것이다.
축구팬들은 "손흥민이 얼마나 아팠을까?" "이렇게 손가락이 퉁퉁 부었는데 내색 한 번 안했다", "아직도 부어있는 손가락을 보니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손흥민의 마음의 상처는 서서히 아물었다는 점이다. 손흥민은 아시안컵을 다녀온 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였다. 토트넘 팬들의 환대에 감사하다”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만큼 마음고생이 심했다.
손흥민은 지난 3일 크리스탈 팰리스와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에서 후반 43분 쐐기골을 뽑았다. 토트넘이 3-1 완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리그 13호골을 신고했다. 그의 손가락에는 여전히 붕대가 감겨 있었다.
‘미러’ 등 영국 언론은 “이강인과 충돌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손흥민이 13호골로 부활했다. 탁구사건은 영국으로 치면 주드 벨링엄이 해리 케인에게 대들어 케인의 손가락이 다천 격”이라고 묘사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오는 3월 태국과 2연전을 펼친다. 손흥민이 더 나아진 몸과 마음으로 홀가분하게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을까. 이강인 역시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까.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