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빌트'는 지난 4일(한국시간) "독일의 미하엘 프레츠 전 헤르타 베를린 단장은 독일 3부 뒤스부르크 CEO로 복귀하면서 다시 한 번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저격했다"라면서 "그는 SNS로 사임을 발표하는 등 소동을 벌인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감정을 강하게 보였다"고 보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헤르타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에서도 최악의 감독으로 꼽히고 있다. 그는 지난해 3월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뒤를 이어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헤르타에서 도망간 이후 3년을 쉬고 있던 감독이었던 만큼 우려와 반대가 컸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KFA)는 그에게 믿음을 보내며 선임을 강행했다.
클린스만 감독도 언제나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그는 언제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고, 무수한 비판에도 환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한국에 머무른 날보다 해외를 떠돌아다닌 날이 더 많다는 논란에도 자기만의 철학을 내세우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태도뿐만 아니라 성적도 실패였다. 클린스만호는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필두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튼), 이재성(마인츠) 등 역대급 멤버를 데리고도 연이어 졸전을 펼쳤고,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0-2로 패하며 탈락했다.
여기에 선수단 불화까지 터지면서 선수단 관리에도 실패했다는 비판이 커졌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요르단전을 하루 앞두고 충돌한 사실이 대회가 끝난 뒤 밝혀졌다. 클린스만 감독의 유일한 장점으로 뽑히던 팀 분위기 관리와 리더십도 허상에 불과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끝까지 최소한의 존중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는 아시안컵 탈락 후 한국으로 돌아가 분석하겠다더니 귀국 이틀 만에 미국으로 떠났다. 자기 거취가 결정될 수 있는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도 온라인으로 참석했고, 선수단 불화를 패배 요인으로 꼽았다.
결국 계속 여론이 악화되자 외면하고 침묵하던 KFA는 지난달 정몽규 회장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운영,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대표팀 감독에게 요구하는 지도력을 리더십과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발표했다.
그렇게 클린스만 감독은 1년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되면서 한국 축구가 전임제 감독을 시작한 뒤 가장 빨리 잘린 감독이 됐다. 마지막 작별 인사도 "지난 12개월 동안 13경기 연속 무패의 놀라운 여정을 함께해 감사하다"라는 자기 변호에 불과했다.
과거 클린스만 감독의 악명의 핵심이었던 헤르타 시절 그를 겪었던 인물인 프레츠 단장은 3년만에 축구계로 복귀하면서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불편함을 내보였다. 그는 헤르타 원클럽맨으로 1996년 여름 선수로 헤르타 유니폼을 입은 뒤 2021년 1월까지 팀을 떠나지 않았다. 수석 코치와 감독, 단장 등을 거치며 25년 가까이 함께했다.
프레츠 단장은 2019년 단장으로 활동하던 시절 클린스만 감독과 연을 맺었다. 물론 악연이었다. 그는 당시 미국 대표팀과 이별한 뒤 휴식 중이던 클린스만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둘의 만남은 최악으로 끝났다.
클린스만 감독은 약 2개월 만에 갑작스레 사임했다. 그것도 구단과 일절 상의 없이 페이스북 라이브로 사퇴 결심을 발표하며 제대로 뒤통수를 때렸다. 헤르타 구단 측은 가만히 있다가 날벼락을 맞았고, 팬들도 "감독이 도망갔다"며 분노를 터트렸다.
클린스만의 SNS 사퇴쇼 여파로 인해 프레츠 단장은 정든 클럽을 떠나야 했다. 그리고 그는 3년여만에 독일 3부 뒤스브부르크의 CEO로 부임했다.
빌트의 기자가 프리츠 단장에게 농담처럼 '클린스만이 한국 대표팀서 경질당하니 뒤스부르크 CEO로 부임했다. 혹시 데려올 마음이 없냐"고 묻자 그는 "지구가 멸망하고 나서 클린스만 선임을 생각해보겠다"라고 폭소와 함께 고개를 저었다.
프리츠 단장은 "헤르타 시절은 좋은 추억이었다. 아쉽게도 완성하지는 못했으나 나한테는 충분히 좋은 기억이었다"라면서 "단 헤르타 시절 겪은 모든 감독 중 클린스만은 제외다. SNS 라이브로 사임을 발표하고 튄 이후 연락을 한 적이 없다. 할 이유도 없다"라고 치를 떠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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