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이 2부리그 첫 경기에서 승리를 신고하며 승격 희망을 노래했다. 10명으로 싸워 얻어냈기에 더욱 값진 승리였다.
수원은 3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 K리그2 1라운드 홈 개막전에서 충남아산FC를 2-1로 꺾었다. 당당하게 '다이렉트 승격'을 외쳤던 염기훈 감독은 정식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기분 좋게 첫발을 떼게 됐다.
수원은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뮬리치, 전진우-박상혁-이상민, 김상준-이종성, 최지묵-한호강-조윤성-장호익, 양형모가 선발로 나섰다.
충남아산은 5-4-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누네즈, 주닝요-정마호-김종석-강민규, 강준혁-이은범-황기욱-박병현-이학민, 박한근이 선발 명단을 꾸렸다.
양 팀은 초반부터 거세게 맞부딪쳤다. 서로 라인을 낮추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며 공을 다퉜다. 조금씩 주도권을 잡아나가던 수원이 전반 20분 날카로운 공격을 펼쳤다. 뮬리치가 박스 오른쪽을 돌파하면서 땅볼 크로스를 올렸으나 수비 발에 맞고 골키퍼에게 향했다.
수원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22분 이상민이 우측에서 상대 실수를 틈 타 공을 뺏어낸 뒤 골문 앞으로 낮은 크로스를 보냈다. 뛰어들던 뮬리치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다. 수원의 2부리그 역사상 1호 득점이었다.
수원이 추가골 기회를 놓쳤다. 전반 26분 전진우가 중원에서 공을 끊어낸 뒤 왼쪽 공간으로 열어줬고, 최지묵이 박스 안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배달했다. 이상민이 쇄도하면서 발을 갖다 댔지만, 공은 높이 솟구치고 말았다.
충남아산이 반격했다. 전반 34분 중앙에서 공을 잡은 정마호가 박스 안으로 스루 패스를 넣었고, 수원 수비가 공을 걷어낸다는 것이 강민규 몸에 맞고 튀었다. 강민규가 집중력을 발휘해 슈팅해봤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경기에 대형 변수가 발생했다. 전반 37분 조윤성이 주닝요의 돌파를 막으려다가 뒤에서 반칙을 저질렀다. 주심은 처음에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비디오 판독(VAR) 후 레드카드로 정정했다. 조윤성은 수원 데뷔전에서, 그것도 친정팀을 상대로 퇴장당하며 고개를 떨궜다.
충남아산이 골대 불운에 땅을 쳤다. 전반 43분 주닝요가 찬 왼발 프리킥이 왼쪽 골포스트를 때린 뒤 오른쪽 골포스트에 맞고 나왔다. 위기를 넘긴 수원은 곧바로 박상혁을 빼고 백동규를 투입하며 조윤성의 빈자리를 메웠다.
뮬리치가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꽂아 넣으며 멀티골을 뽑아냈다. 그는 전반 추가시간 5분 저돌적인 돌파로 가운데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다소 먼 거리였지만, 뮬리치는 대포알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꿰뚫으며 2-0을 만들었다.
10명으로 뛰는 수원이 부상 악재까지 발생했다. 후반 10분 최지묵이 급격하게 방향을 바꾸려다가 홀로 쓰러졌다. 그는 무릎을 부여잡고 통증을 호소하면서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사인을 보냈다. 염기훈 감독은 최지묵을 불러들이고 손호준을 넣었다.
충남아산이 추격을 시작했다. 후반 24분 박대훈이 박스 우측을 돌파한 뒤 동료를 향해 컷백 패스를 보냈다. 이를 정마호가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면서 프로 데뷔골을 터트렸다. 승부는 한 골 차가 됐다.
수원이 큰 위기를 넘겼다. 후반 29분 박대훈이 골문 앞으로 뛰어들면서 왼쪽에서 올라온 낮은 크로스에 발을 갖다 댔다. 골이나 다름없는 장면이었지만, 골키퍼 양형모가 눈치 채고 뛰쳐나가 한 골을 막아냈다.
양 팀 모두 교체 카드를 활용했다. 충남아산은 후반 27분 정마호와 박한근을 대신해 김종국, 신송훈을 투입했다. 수원은 후반 32분 김상준과 뮬리치를 빼고 유제호와 김주찬을 넣으며 맞섰다.
후반 추가시간은 5분이 주어졌지만, 더 이상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수원은 남은 시간을 잘 버텨내면서 경기를 2-1 승리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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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