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뛰쳐나가며 수비 라인에 혼란을 줬다. 중앙 수비수로서 실력이 좋지 않았다."
김민재(28)가 바이에른 뮌헨 이적 후 첫 도움을 올리고도 쓴소리를 피하지 못했다. 바이에른 뮌헨도 우승 트로피에서 더욱더 멀어졌다.
바이에른은 2일(한국시간) 독일 프라이부르크 유로파 파크 슈타디온에서 열린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4라운드에서 프라이부르크와 2-2로 비겼다.
이날 바이에른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해리 케인, 자말 무시알라-토마스 뮐러-마티스 텔, 레온 고레츠카-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 라파엘 게헤이루-김민재-에릭 다이어-요주아 키미히, 마누엘 노이어가 선발로 나섰다.
프라이부르크는 4-4-2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루카스 횔러-롤런드 셜러이, 빈센초 그리포-니콜라스 회플러-막시밀리안 에게슈타인-도안 리츠, 크리스티안 귄터-마누엘 굴데-마티아스 긴터-킬리안 실딜리아, 노아 아투볼루가 선발 명단을 꾸렸다.
바이에른은 선제골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전반 12분 셜러이가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높이 뜬 공을 바이시클킥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때렸다. 프라이부르크는 연이어 공중볼 싸움을 펼친 끝에 귄터가 멋진 하프 발리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프라이부르크가 공세를 이어갔다. 전반 16분 귄터가 수비 뒤로 돌아들어가면서 일대일 기회를 잡았지만, 노이어 선방에 막혔다. 전반 22분엔 그리포가 역습 과정에서 수비를 제치고 슈팅했으나 살짝 빗나갔다.
바이에른이 균형을 맞췄다. 전반 35분 텔이 박스 부근에서 좋은 터치에 이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원더골이었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바이에른이 두드렸다. 후반 2분 케인이 돌파하며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옆으로 벗어났다. 케인은 후반 18분에도 박스 안에서 골문을 겨냥했으나 슈팅이 뜨고 말았다. 후반 26분 무시알라의 결정적인 슈팅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바이에른이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30분 김민재의 패스를 받은 무시알라가 왼쪽 측면에서 단독 드리블로 수비 사이를 돌파하며 치고 들어갔다. 그는 화려한 발재간으로 수비 세 명을 떨쳐낸 뒤 정확한 슈팅으로 역전골을 터트렸다. 김민재의 분데스리가 첫 도움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바이에른은 마지막 순간 웃지 못했다. 후반 42분 프라이부르크 미하엘 그레고리치가 박스 안에서 롱스로인을 받아 발바닥으로 떨궈놨다. 이를 횔러가 멋진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결국 바이에른은 2-2로 비기며 승점 1점만 얻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로써 바이에른은 또 승점을 드랍하면서 17승 3무 4패, 승점 54점에 머물렀다. 한 경기 덜 치른 선두 레버쿠젠(승점 61)과 격차는 7점이나 된다. 만약 레버쿠젠이 이번 라운드에서 쾰른을 꺾는다면 10점 차까지 벌어지게 된다.
사실상 리그 우승은 물건너간 셈. 바이에른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케인과 김민재를 영입하며 분데스리가 12연패에 도전했다. 그러나 사비 알론소 감독이 이끄는 레버쿠젠에 밀려 트로피를 놓칠 위기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토마스 투헬 감독도 팀을 나간다.
경기 후 투헬 감독은 "후반에는 좋은 경기를 펼쳤고, 기회도 많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승점 2점을 던져버렸다. 우리는 실점 장면에서 훨씬 더 잘 방어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후반전을 완전히 장악하면서 확실한 득점 기회를 많이 만들었다"라며 아쉬워했다.
무시알라도 만족하지 못했다. 그는 "우린 열심히 싸웠고, 많은 기회를 만들었다"라며 "우리는 바이에른 뮌헨이다. 항상 이기길 원한다. 지금 상황이 정말 짜증난다. 우리는 챔피언이 되고 싶고, 타이틀을 따내고 싶다"라고 자책했다.
독일 매체도 비판을 쏟아냈다. 'TZ'는 "바이에른은 무승부에 만족해야 한다. 그들에겐 매우 씁쓸한 저녁이었다. 승리를 놓치면서 1위 레버쿠젠과 격차가 10점까지 벌어질 수 있게 됐다"라고 꼬집었다. 'RAN'도 "우승 경쟁에서 바이에른의 뒤늦은 좌절"이라고 표현했다.
'바바리안 풋볼 웍스' 역시 "바이에른은 투헬 감독의 지휘 아래 또 한 번 고전했다. 이 팀은 옛 영광의 희미한 그림자에 불과하다. 수비 라인이 끔찍했기 때문에 마티아스 더 리흐트가 몹시 그립다. 지금으로서는 이 수비 라인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민재도 혹평을 피하지 못했다. 그는 90분 동안 도움 1회, 패스 성공률 95%(88/93), 태클 성공 1회, 공중볼 경합 승률 80%(4/5), 걷어내기 6회 등을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도 무시알라(8.2) 다음으로 높은 평점 7.9점을 줬다.
하지만 현지 매체의 생각은 달랐다. 'SPOX'는 "평소 세심하게 수비했던 김민재는 이날도 계속 눈에 띄며 상대 역습을 사전에 차단했다. 그러나 종료 직전에 그레고리치를 상대로 너무 조심스럽게 행동하며 비교적 쉽게 동점골을 허용했다"라며 평점 4점을 매겼다.
TZ와 RAN도 나란히 4점을 부여했다. TZ는 "김민재는 잘못된 순간에 수비 라인을 벗어나 공격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수비 라인을 불필요하게 무너뜨리며 혼란을 야기했다. 중앙 수비수로서 실력이 좋지 않았다"라고 비판했고, RAN은 "김민재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더 리흐트 대신 뛰었다. 처음에는 흔들리는 수비에 안정감을 더할 수 없었다. 이후로는 후방 패스를 책임지며 잘했지만, 동점골 장면에서 너무 늦었다"라고 지적했다.
'스포르트'는 김민재에게 평점 3.5점을 줬다. 매체는 "동료들의 수비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대부분 단점을 탄탄히 보완했다. 그러나 때로는 일대일 싸움에서 너무 소심했다. 마지막 실점 장면에서는 전혀 뛰어들지 않았다"라고 쓴소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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