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링 국가대표 사상 최초의 투핸드 볼러가 탄생했다. 올해 남자 국가대표로 선발된 왼손 볼러 배정훈(16, 수원유스)이 그 주인공이다.
배정훈은 지난 24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의 빅볼링플라자에서 열린 2024년도 볼링 남자부 국가대표선수선발 결승전 마지막날 48게임 합계 1만 1065점(애버리지 230.5점)으로 최종 8위에 올랐다.
이로써 배정훈은 상위 8명에게 주어지는 태극마크를 당당하게 달게 됐다. 이번 국가대표 남자 선발전은 매일 8경기씩 6일 동안 쳐 그 누적 점수로 순위를 가렸다.
배정훈 앞에는 이익규, 박동혁(이상 광주시청), 강명진(대구북구청), 백승민(광양시청), 황동욱(울주군청), 김경민(인천교통공사)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 배정훈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최초의 투 핸드 스타일의 국가대표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볼링은 한손인 원 핸드로 회전을 걸지만 투 핸드는 양손을 쓰는 만큼 회전량이 배가 된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볼링 국가대표 엔트리에 진입했던 선수 중 배정훈처럼 투 핸드를 사용한 사례는 없다.
또 배정훈은 올해 수원 곡정고 2학년이 된다. 만 16세. 역대 국가대표팀에 오른 남자 선수 중 가장 나이가 어리다. 배정훈은 중학생이던 지난 2022년 만 14세의 나이로 청소년국가대표에도 선발된 바 있다. 당시도 남자 최연소 기록이었다.
이제 배정훈은 이번 청소년 대표와 국가대표에서 모두 '최연소 남자 국가대표' 타이틀을 단 최초의 선수가 됐다. 2년 전 스웨덴 헬싱보리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2인조 은메달,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했던 배정훈은 올해 7월 인천서 열리는 세계청소년선수권 다시 한국 대표로 나서게 됐다.
진승무역 스태프(팀 스톰)이기도 한 배정훈은 한국볼링을 책임질 새로운 유망주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전국체전 금 2, 전국대회 금 10, 은 4, 동 7개를 획득해 고등부 1학년임에도 좋은 활약을 펼쳐 2023 대한볼링협회 유공표창에서 고등부 우수선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배정훈을 지도하는 클럽팀(수원유스)의 정묘법 코치는 "볼링에 대한 기본적인 감각은 타고 났다. 투구가 진행될 때 리듬이나 박자가 잘 맞지 않아도 순간적으로 수정해서 투구한다"고 배정훈을 칭찬했다.
이어 "투핸드가 원핸드에 비해 섬세함이나 일관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배정훈은 그 두가지를 모두 갖췄다. 투핸드에서는 나오기 힘든 선수"라면서 "수정할 부분은 한 번에 알아듣는다. 마치 로봇 같다. 게다가 본인 것이 될 때까지 연습하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한 볼링관계자는 "국가대표팀에 투핸드 선수가 나온 것은 유소년 볼링의 변화를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중고등부 학생 거의 절반 가까이가 투핸드일 정도로 유소년 선수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져 있다. 미국처럼 돼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투핸드 국가대표 선수가 더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