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세 이하(U-23) 한국 축구대표팀을 맡고 있는 '황새' 황선홍(56) 감독이 한동안 A대표팀을 겸하기로 하면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에 대한 해법도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7일 제3차 전력강화위원회를 마친 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임시 사령탑으로 황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되면서 생긴 공백 수습을 일단 황 감독에게 맡긴다는 것이다.
황 감독은 오는 3월 21일과 26일 홈과 원정에서 각각 치러질 태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연전을 지휘할 예정이다.
황 감독에게 떨어진 가장 큰 짐 중 하나는 대표팀을 다시 하나로 묶는 작업이다. 대표팀은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요르단과 4강전을 앞두고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막내형'이라 불린 이강인이 물리적 충돌을 빚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그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좋다던 대표팀 내부가 사실은 고참 선수, 젊은 선수로 나뉘면서 사오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는 것이 증명되면서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특히 이강인은 직접 손흥민이 있는 영국 런던을 찾아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이었다"고 용서를 빌었고, 손흥민도 이강인을 "그 일 이후 (이)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달라"고 팬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손흥민과 이강인 사이의 갈등은 어느 정도 봉합이 됐다지만 팬들은 여전히 하극상의 중심으로 알려진 이강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어릴 때부터 오냐오냐 해줬더니 버릇 없이 커버렸다'며 배신감을 느끼고 있을 정도다.
그 누구보다 이강인을 잘 알고 있는 황 감독이다. 황 감독은 아시안게임 전까지 좋지 못한 경기력 때문에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프로팀 지도자 생활에서도 밀려났기 때문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던 황 감독이었다.
하지만 황 감독은 이강인을 그 누구보다 잘 활용,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분위기 반전을 이뤘다. 이강인은 앞으로 파리 올림픽뿐 아니라 월드컵에도 중요한 선수가 될 수 있는 만큼 어떻게든 봉합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 관심은 황 감독이 오는 3월 11일 발표할 대표팀 명단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은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3월 18일부터 훈련에 소집될 예정이다. 황 감독이 이강인을 부를지 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황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가 위기인 이 어려운 상황에 협조 요청을 받고 상당히 고심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고심 끝에 결정을 내렸다. 최선을 다해 대한민국 축구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임시 감독을 받아 들인 이유를 밝혔다.
황 감독의 선택은 당장 있을 태국과 2연전은 물론 A매치 기간 펼쳐질 평가전, 4월 중순부터 펼쳐질 2024 AFC U-23 아시안컵 성적까지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런 여정의 시작이 잘못될 경우 황 감독 본인은 물론 축구협회까지 다시 비난의 포화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과연 황 감독은 이강인을 대표팀으로 부를 것인가.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