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레전드가 다시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됐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27일 제3차 회의를 열어 3월 A매치 기간 대표팀을 지휘할 임시 사령탑으로 황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황 감독은 3월 A매치 기간(18∼26일) 열리는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4차전(21, 26일) 2연전에서 태극전사들을 조련한다.
황 감독으로서는 잠시 '투잡'을 뛰는 셈이다. 황 감독은 4월 중순부터 카타르에서 열리는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겸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을 치러야 한다.
한국은 일본, 중국, 아랍에미리트(UAE)와 한 조에 속해 조 2위까지 올라가는 8강 토너먼트 진출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대회에서 3위 안에 들어야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곧바로 따내고 4위를 하면 아프리카 팀과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황 감독은 이런 상황이 핸디캡으로 여겨져 태국과의 2연전을 치를 임시 감독으로 박항서 전 베트남 대표팀 감독에 밀리는 것으로 보였으나 전력강화위는 황 감독을 낙점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을 맡아 이강인 등을 데리고 금메달을 이끈 점 등은 높게 평가받고 있다.
황 감독은 비록 임시직이지만 생애 첫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됐다.
정 위원장은 "2차 회의 뒤 협회와 소통했고, 25일 낮에 황 감독에게 임시 감독직을 제안했다. 황 감독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고, 결국 어제(26일) 임시 감독을 수락하겠다는 답을 받았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제대로 고민할 시간도 주어지지 않았지만 황선홍 감독은 책임감을 갖고 2개 대표팀을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지도하게 됐다.
황선홍 감독이 고민해야 할 부분은 팀 봉합이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의 졸전에 더해 선수들 사이 불화가 끝내 물리적 충돌로 이어진 탁구 게이트 사건 등으로 대표팀 이미지는 추락한 상태다.
태국을 상대로 시원한 승리를 지휘하는 것은 물론이고 손흥민(토트넘), 이강인(PSG) 등이 태국과 2연전에서 원팀으로 변하는 모습을 만들어야 한다. 올림픽으로 고민이 많은 황선홍 감독이지만 결국 KFA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