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은 어쩌라는 것인가? 아니면 태국을 만만하게 본 것일까? 대한축구협회는 대체 어떤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일까?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 3차 회의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개최됐다. 전력강화위는 지난 24일 2차 회의서 A대표팀을 3개월 간 이끌 임시감독을 선임하기로 결론을 모았다.
이날 유력후보 박항서 감독과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 중 누구를 대표팀 임시감독으로 뽑을지 격론이 벌어졌다. 두 시간가량의 회의결과 전력강화위의 선택은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이었다. 황 감독이 A대표팀까지 임시로 겸직하라는 의미다.
문제가 있다. 당장 파리올림픽 준비 과정과 3월 A매치 일정이 겹친다. A대표팀이 치르는 월드컵 2차 예선은 3월 21일 서울에서 태국을 상대한다. 이후 26일 방콕에서 리턴매치를 갖는다.
황 감독은 오는 4월 올림픽대표팀을 이끌고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을 모두 이끌기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없다.
파리올림픽 최종 예선을 겸해 열리는 이 대회에서 3위 이내에 들어야만 파리로 갈 수 있다. 조별리그부터 일본,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등 만만치 않은 팀을 상대해야 한다. 올림픽대표팀에 올인해도 시간이 모자란 황선홍 감독이 어떻게 A대표팀까지 맡는다는 말일까. 애초에 황 감독이 임시감독 후보로 거론된 것조차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황선홍 감독은 김지수(브렌트포드), 배준호(스토크시티), 양현준, 오현규(이상 셀틱) 등 올림픽대표팀의 핵심 해외파 선수들의 차출을 위해 해외출장까지 다녀왔다. 그는 해외파 선수들의 차출을 위해 해외구단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황 감독이 A대표팀까지 맡는 것은 무리다. 그가 팀을 맡는다고 해도 사실상 대표팀 감독으로 이름만 올려놓고 전력을 다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요르단을 우습게 봤다가 1무 1패로 뒤졌고, 4강전에서 0-2 참패를 당했다. 동남아 최강자 태국 역시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상대다. 축구협회가 태국을 너무 만만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