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그리는 우승만 한다면 무엇이 두려울까. K리그2 선수들이 색다른 이색 공약을 내세우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26일 오후 서울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에서 하나은행 K리그2 2024 개막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승격을 꿈꾸는 13팀의 감독과 선수들이 참석해 마이크를 쥐었다.
자리를 빛낸 26명 모두 같은 꿈을 꾸고 있었다. 바로 K리그1 승격. 이들 모두 다른 팀들을 제치고 목표를 이루겠다며 동상이몽을 꿨다.
지난 시즌 창단 첫 강등의 아픔을 맛본 수원 삼성은 염기훈 감독의 지도하에 1부 복귀를 노린다. 염기훈 감독은 "올해 목표는 당연히 다이렉트 승격이다. 많은 팬분들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라며 "선수들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결과와 내용 둘 다 잡아 승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했다.
하지만 K리그2는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정글. 매년 우승은 물론이고 승격 플레이오프권 경쟁도 전쟁이나 다름없다. 개막전에서 수원과 만나는 김현석 충남아산 감독도 "2부의 매운맛을 보여주겠다"라며 경고장을 던졌다.
그럼에도 승격이라는 달콤한 꿈을 꾸는 선수들은 각자 우승 공약을 전했다. 부산 이한도와 부천 한지호는 팬들에게 유니폼 선물을 약속했고, 경남 우주성과 성남 정승용, 이랜드 김영욱은 식사 대접을 다짐했다. 충북천주 이한샘은 최윤겸 감독과 함께 커피차를 역조공하겠다고 밝혔다.
김포 최재훈과 전남 고태원은 통큰 공약을 내걸었다. 최재훈은 "머리를 초록색으로 염색하겠다. 선수들 유니폼도 하나씩 드리겠다. 또 바모스 축구 클럽을 위해 감독님과 함께 풋살화를 사드리겠다"라고 말했고, 고태원도 다른 선수들이 제시한 염색과 유니폼, 식사 내가 다 할 수 있다"라고 외쳤다.
안양 이창용도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그는 "이번에 팀과 계약을 하게 된 동기가 팬분들의 사랑이었다. 다른 팀에 가면 이렇게 사랑받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와이프와도 상의한 게 있다. 무실점할 때마다 100만 원씩 모아서 시즌이 끝난 뒤 팬분들께 쏘겠다"라고 선언했다.
수원 양형모는 "무엇이든 들어드릴 수 있다. 청백적으로 염색할 수도 있고, 속옷도 벗어드릴 수 있다. 식사뿐만 아니라 더 재미있는 것도 할 수 있다"라며 "모두 감독님 사비로 결제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안산 김영남은 "아버지께서 공업사 일을 하신다. 자동차 정비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라며 가장 독특한 공약을 내놨다. 천안 이웅희는 "큰 강당에 팬분들과 다 같이 모여서 행사다운 행사를 해보고 싶다"라며 대잔치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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