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 전력강화위원회가 한 발 물러섰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는 2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차 회의를 열고 대표팀 감독 선임 관련 내용 등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21일 첫 회의와 달리 별도의 언론 브리핑 없이 전면 비공개로 진행됐다.
OSEN 단독 보도(전력강화위, 일단 임시직 대표팀 감독 선발 합의…추후 정식감독 선발[단독])처럼 이 자리에서 위원들은 3월 A매치 기간 월드컵 예선 2경기를 위해 임시 사령탑을 선임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지난 16일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을 경질한 대한축구협회는 20일 정해성 대회위원장을 새로운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새 사령탑 선임을 포함한 대표팀 재정비를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가 2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차 전력강화위원회를 개최했다. 대한축구협회
대표팀이 3월 A매치 기간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 2연전(21일 홈-26일 원정)을 앞둔 가운데 위원회는 21일 첫 회의 땐 곧바로 정식 감독을 선임하기로 방향을 잡은 바 있다.
1차 회의에서 전력강화위원회는 새 감독에게 필요한 8가지 자질을 발표했다.
▲ 감독의 전술적 역량 ▲ 취약한 포지션을 해결할 육성 능력 ▲ 지도자로서 성과를 냈다는 명분 ▲ 풍부한 대회 경험을 갖춘 경력 ▲ 선수, 축구협회와 축구 기술·철학에 대해 논의할 소통 능력 ▲ MZ 세대를 아우를 리더십 ▲ 최상의 코치진을 꾸리는 능력 ▲ 이상의 자질을 바탕으로 믿고 맡겼을 때 성적을 낼 능력을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3월 태국과 A매치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감독을 선임하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
결국 전력강화위원회는 국내 감독 선임을 강조했지만 여론의 큰 벽에 부딪혔다.
국내 감독으로는 홍명보 울산 HD 감독, 김학범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신태용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 최용수 전 강원FC 감독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다만 홍명보 감독, 김학범 감독 등 현직 K리그 감독을 선임한다면 각 구단 팬들의 반발에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개막까지 2주도 남지 않은 K리그에는 예상치 못한 불똥이 떨어진 셈이다.
정 위원장의 발언 이후 일부 K리그 팀들은 개막을 앞두고 사령탑을 잃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홍명보 감독과 김기동 감독은 당장 3월 첫 주에 K리그 개막전을 치러야 한다.
특히 강력한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된 홍명보 울산HD 감독의 소속팀 울산 HD 팬들은 단체 행동을 진행하며 대한축구협회에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울산 서포터스 처용전사는 "다수의 매체로 보도된 '대한축구협회의 K리그 현역 감독 대표팀 감독 선임'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 협회는 최근 한국 축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그 어떤 책임감도 느끼지 않고 오롯이 K리그 감독을 방패 삼아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라며 대한축구협회의 행동을 지적했다.
이어 "협회는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준비 당시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에 책임감 있는 자세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K리그 현역 감독이던 최강희 감독을 방패로 내세워 표면적인 문제 해결에만 급급했으며 그 결과는 K리그를 포함한 한국 축구 팬들에게 크나큰 상처를 남겼다. 그리고 지금 협회는 지난날의 과오를 반복해 또 한 번 K리그 팬들에게 상처를 남기려 하고 있다"라며 10년 전에 이어 또다시 홍명보 감독을 소방수로 데려가려는 움직임을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협회는 더 이상 K리그 감독을 방패 삼아 자신들의 잘못을 회피하는 과오를 반복하지 말고 무거운 책임감과 경각심을 가지고 본 사태를 해결하길 바란다. 또한 처용전사는 리그 현역 감독의 선임 논의 자체를 무효화할 것을 요구하며, 이를 위해 어떠한 단체행동도 불사할 것임을 선언한다"라며 성명문을 마쳤다.
결국 전력강화위원회는 결국 일단 3월 A매치 2연전을 임시 감독으로 펼친 뒤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결국 3차 위원회에서 임시 감독 체재를 밝힐 가능성이 높아졌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