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굴욕을 씻어내려는 중국 축구가 새로운 사령탑으로 브란코 이반코비치(70) 감독을 선택했다.
중국축구협회(CFA)는 24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남자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이반코비치 감독을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을 더욱 잘 준비하기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 검토를 거친 결과"라고 발표했다.
또한 CFA는 "유럽축구연맹(UEFA) 프로 감독인 이반코비치 감독은 하노버(독일), 자그레브 디나모(크로아티아), 이란 대표팀, 오만 대표팀 등 여러 팀을 지휘했다. 그는 2010년 산둥 루넝을 이끌고 중국 슈퍼리그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라고 소개했다.
중국은 최강희 산둥 타이산 감독과 서정원 청두 룽청 감독을 비롯해 여러 후보를 눈여겨봤다. 심지어 한국에서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거론됐다. 그중에서도 CFA는 스위스 출신 블라디미르 페트코비치 감독을 1순위로 올려뒀지만, 알제리 대표팀과 경쟁에서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중국은 눈을 돌려 이반코비치 감독을 선임하기로 택했다. 이로써 기존에 중국 대표팀을 이끌던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감독은 팀을 떠나게 됐다. CFA는 계약이 만료된 그와 동행을 이어가지 않기로 했다.
13년 만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탈락이 결정적이었다. 중국은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며 2무 1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로 짐을 쌌다. 중국 축구가 아시안컵 조별리그 3경기를 0골, 0승으로 마친 건 역사상 처음 있는 굴욕이다.
CFA는 "얀코비치 감독은 2023 카타르 아시안컵 16강 진출이 좌절됨에 따라 사단 계약이 자동 종료됐다. 그는 더 이상 대표팀 감독을 맡지 않는다. 우리는 얀코비치 감독 및 코칭스태프의 노고에 감사를 전하며 앞으로 행운이 따르길 바란다"라고 작별을 알렸다.
새로 부임한 이반코비치 감독은 곧 만 70세에 접어드는 베테랑 감독이다. 크로아티아 출신인 그는 이란 대표팀(2002년~2006년), 사우디아라비아 알아흘리(2019년), 오만 대표팀(2020년~2024년)을 거치며 아시아 축구를 경험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는 산둥 감독을 맡으며 중국 축구와 연을 맺기도 했다.
가장 최근 경력은 오만 대표팀이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오만을 이끌고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 나섰지만, 간발의 차로 16강 진출에 실패한 뒤 지휘봉을 내려놨다. 대회 직전에는 비공개 평가전에서 중국을 2-0으로 누르기도 했다.
이제 이반코비치 감독은 자신이 꺾었던 중국 대표팀을 맡게 됐다. 중국 '소후'에 따르면 그는 연봉 150만 유로(약 21억 원)를 받기로 합의했다. 데뷔 무대는 내달 21일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싱가포르전이 될 예정이다.
중국 내에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큐큐 닷컴'은 "이반코비치 감독은 아시아 축구를 잘 알며 중국 슈퍼리그 우승 경험이 있다. 또 오만의 눈부신 발전을 이끌었고, 연봉도 저렴하다"라며 강점을 뽑았다. "도전적인 시도다. 그는 대표팀에 새로운 전술 개념과 플레이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중국 유명 언론인 왕타오는 "이반코비치 감독은 과거엔 혁신적으로 여겨졌지만, 현대 축구는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 그의 지도 철학이 중국 대표팀을 발전시키지 못할까 매우 걱정된다. 또한 그는 중국 축구를 떠난 지 10년이 넘었다"라고 지적했다.
소후에 글을 기고한 '체단 마라' 역시 "이반코비치 선임은 절름발이에 불과하다. CFA는 최강희 감독과 카를로스 케이로스, 페트코 비치 감독 등을 선임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이반코비치 감독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는 얘기다. 69세의 그가 최근 1, 2년간 보여준 성적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아무쪼록 그가 기적을 이끌길 기대한다"라고 냉소적으로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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