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HD 공식 서포터즈 클럽 '처용전사'가 대한축구협회(KFA)를 향한 성명문을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2일 "이번주 24일 오후 축구회관에서 전력강화위원회 2차 회의를 축구회관에서 개최한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2차 회의를 하루 앞둔 23일 울산HD 서포터 '처용전사'는 축구회관 앞에서 트럭 시위를 시작했다. 해당 트럭엔 "대책없는 감독경질 반복되는 돌려막기 축구팬만 죽어난다", "필요할때만 소방수 홍명보 감독은 공공재가 아니다", "대한축구협회 졸속행정의 결말은 K리그감독 돌려막기"라는 항의 문구가 반복돼 표시되고 있다.
정몽규 KFA 회장은 앞서 16일 대표팀 사안 관련 긴급 임원회의 진행,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공식 발표했다.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의 경쟁력을 이끌어내는 경기 운용,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라며 그 이유를 밝혔다.
이후 KFA는 20일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을 새롭게 선임하고 21일 1차 회의를 진행했다.
정해성 위원장은 "임시 감독보단 정식 감독을 뽑아야 한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었다. 대표팀을 재정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데 감독 선임을 6월까지 미루는 건 맞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다"라고 전했다.
그는 "위원회는 이번 사안에 대해 서두르지 않지만 지체하지 않고 차기 감독에 대한 논의를 약속했다"라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현직 감독은 큰 문제없다"라며 현직 K리그 감독까지 잠재적 후보군에 넣겠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클럽에 직접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며 현직 감독이 정식 감독으로 선발될 경우 구단에 직접 찾아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K리그 팬들이 분노했다.
앞서 16일 긴급 임원회의 당시에도 K리그 팬들은 축구회관으로 화환을 보내 직접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당시 '한국 축구팬 일동' 이름으로 도착한 해당 화환에는 "국내 감독 낭비 그만 K리그가 만만하냐"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클린스만 감독의 후임 감독으로 홍명보 울산HD 감독, 김기동 FC 서울 감독 등이 거론됐다는 보도에 K리그 팬들이 불만을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해성 위원장이 직접 '현직 감독'을 후보군에 넣겠다고 공표하자 울산HD 팬들은 직접 행동에 나섰다. 이들 처용전사는 22일 공식 소셜 미디어를 통해 "대한축구협회의 무능력함을 규탄한다. 협회 졸속 행정의 책임을 더 이상 K리그에 전가하지 마라"라며 성명문을 발표했다.
처용전사는 "처용전사는 다수의 매체로 보도된 '대한축구협회의 K리그 현역 감독 대표팀 선임'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 협회는 최근 한국 축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그 어떤 책임감도 느끼지 않고 오롯이 K리그 감독을 방패삼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라고 썼다.
이어 "협회는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준비 당시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에 책임감 있는 자세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K리그 현역 감독이던 최강희 감독을 방패로 내세워 표면적인 문제 해결에만 급급했다. 그 결과 K리그를 포함한 한국 축구 팬들에게 크나큰 상처를 남겼다"라며 "협회는 지난나르이 과오를 반복해 또 한번 K리그 팬들에게 상처를 남기려 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처용전사는 홍명보 감독을 포함한 모든 K리그 현역 감독 선임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 그들을 지켜내기 위해 그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을 것을 성명한다"라며 홍명보 울산 감독을 포함, 다른 어떤 K리그 현직 감독에게도 접촉하지 말것을 촉구했다.
처용전사는 "협회는 과오를 반복하지 말고 무거운 책임감과 경각심을 가지고 본 사태를 해결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감독들을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임명하는 것은 규정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한축구협회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에 따르면 구단에 속한 경우 구단의 장에서 이를 통보하고 소속 구단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규정된 상태다.
따라서 대한축구협회가 마음만 먹는다면 국내 지도자 중에는 어떤 감독도 선임할 수 있는 상황이다.
홍명보 감독을 포함해 김기동 FC서울 감독, 김학범 제주 감독 등 현직 감독들 모두 코 앞으로 다가온 K리그 개막에 몰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임시 감독이 아닌 '정식 감독'으로 이들 중 한 명을 선임한다면, 화환의 문구처럼 KFA는 'K리그를 만만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증명하는 셈이 된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