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A 이석재 부회장의 예언이 들어맞고 있다. 따라서 2번째 확언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전 날(20일) 선임된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 주재하에 비공개 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정 신임 위원장 외 새롭게 전력강화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10명 중 8명이 회의에 참가했다. 고정운(김포FC 감독), 박주호(해설위원), 송명원(전 광주FC 수석코치), 윤덕여(세종스포츠토토 감독), 윤정환(강원FC 감독), 이상기(QMIT 대표, 전 축구선수), 이영진(전 베트남 대표팀 코치), 전경준(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장) 위원이 참석했다. 박성배(숭실대 감독), 이미연(문경상무 감독) 위원은 소속팀 일정으로 불참했다.
정 신임 위원장은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그는 다가오는 3월 A매치 전 소방수 감독을 찾아야 한다. 지난 16일 이후 대표팀 감독직은 공석이다. 재택 근무와 잦은 외유, 그리고 2023카타르아시안컵 4강 탈락 결과를 낸 위르겐 클린스만이 경질됐기 때문.
대표팀은 오는 3월 21일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홈경기를 치른다. 5일 뒤인 26일엔 태국 원정 길에 오른다. KFA가 새 감독 선임 작업을 할 시간이 많지 않다. 전날 신임 전력강화위원장이 발표되고 이날 오전부터 비공개 회의가 진행된 이유다.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은 "시기적으로 봤을 때 3월에 2경기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선수 파악, 기간 등을 봤을 때 외국 감독도 열어놓았지만 국내파 쪽에 비중이 쏠린 듯하다"라면서 "국내파를 결정할 경우, 현직 감독은 큰 문제가 없다. 쉬고 계시는 감독이라도 이미 대표팀, 그리고 선수들에 대한 파악은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또 정 위원장은 "K리그 감독을 모신다면 구단과 한국프로축구연맹과는 어떻게 이야기를 할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시기적으로 촉박한 가운데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 각 클럽 팀에 일하시는 분이 된다면 구단에 직접 찾아가서 결과가 나온 뒤엔 도움을 요청해야 할 것 같다. 어떤 감독이 되든 협회 측면에서 직접 찾아가 결정을 하겠다"고 답했다.
정해성 위원장의 이야기는 이미 KFA 고위 관계자가 직접 내놓은 이야기와 똑같다.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질이 정해지기 전 KFA 이석재 부회장은 비상식적인 행동을 선보였다. 전력강화원회 뮐러 위원장을 옆에 두고 정해성 대회위원장이 어울린다는 이야기였다. 감독 경질 여부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모든 것이 결정된 것처럼 내놓은 발언이었다.
이 부회장의 발언은 쉽게 넘길 수 없다. KFA 최고위층 임원의 발언이기 때문이다. 넋두리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이미 결정된 것처럼 보였던 상황. 결국 정해성 대회위원장이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이 될 것이라는 발언은 현실로 이뤄졌다.
정해성 위원장은 브리핑 말미에 의외의 질문을 받았다. '위원장직은 제대로 된 절차를 거쳐 선임이 된 건가'라는 질문을 받자 "임원 회의 중 이석재 부회장께서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의견을 나누시는 가운데 '전력강화위원장은 국내 축구인이 해야하지 않느냐'라는 의견을 주셨다. '경험있는 정해성 위원장이 해야하는거 아니냐' 정도로 말씀하셨다. 그 분의 의견이지 다른 건 없었다"라며 이 부회장의 발언과 위원장 선임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정 위원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이석재 부회장이 내린 결론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국내 감독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석재 부회장은 " 한국 감독을 선임하면 문제없다"고 말했다. 이미 결정됐다는 말과 같다.
정해성 위원장은 국내 감독 선임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외국 감독을 열어뒀지만 국내 감독에 비중을 둬야하지 않냐는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또한 "클럽에서 일하고 계신 분이 감독으로 선임되면 그 클럽에 직접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해야 할 거 같다"고 덧붙였다. 내정됐다는 말로 들릴 수밖에 없다.
물론 내정자가 거절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KFA의 행위는 최악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