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대화합. 탁구 게이트에도 한국 대표팀의 현재와 미래가 서로를 안고 감싸면서 앞으로 선전을 다짐했다.
손흥민은 21일(한국시간) "이강인과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나도 어릴 적에는 많은 실수를 했다"라면서 "강인이가 잘못된 행동을 다시 하지 않도록 나를 포함한 대표팀 선배와 주장 모두가 더 좋은 사람,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보살펴 주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강인은 자신의 SNS에 대표팀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한 사과문을 공개했다. 그는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서 죄송하다"라면서 "런던으로 찾아가 직접 사과를 드렸다. 사과를 받아주신 형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최근 이강인은 대표팀내 불화사건의 주인공이었다. 이강인은 요르단전을 하루 앞두고 탁구를 즐겨 손흥민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의 오른쪽 손가락이 탈구됐다. 대한축구협회(KFA)가 빠르게 사실을 인정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이강인이 이전부터 대표팀 고참들과 불화를 겪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자 저러나 탁구 게이트는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아르헨티나 언론에서도 "손흥민과 이강인이 탁구로 싸운 것은 리오넬 메시와 훌리안 알바레스가 싸운 격"이라고 놀라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세계탁구연맹이 손흥민과 이강인의 사진을 올리고 "우리 탁구 선수를 건드리지 마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이강인은 사과문에서 "지난 아시안컵 대회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라면서 "직접 사과 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흥민이 형에게 얼마나 간절한 대회였는지 머리로는 알았으나 마음으로 그리고 행동으로는 그 간절함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툼에 대해서 이강인은 "흥민이형이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팀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들을 귀담아 듣지 않고 내 의견만 피력했다. 그날 식사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이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이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사과했다.
이강인은 "팀에 대한 존중과 헌신이 제일 중요한 것임에도 부족함이 많았다. 대표팀의 다른 선배님들, 동료들에게도 한 분 한 분 연락을 드려서 사과를 드렸다"라면서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때 언행에 배려와 존중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때 더욱 올바른 태도와 예의를 갖추겠다"고 약속했다.
손흥민과 대표팀 동료들 팬들에게 사과한 이강인은 "사과를 받아주시고 포용해주신 선배님들과 동료들에게도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나 때문에 함께 비판의 대상이 된 선수들도 있다. 그들에게 향한 비판 또한 내가 받아야 한다"라면서 "과분한 기대와 성원을 받았는데도 모범된 모습과 본분에서 벗어나 축구 팬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려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강조했다.
이강인은 "이제까지 한국 축구를 지키고 빛내셨던 선배님들과 동료들, 그리고 축구를 사랑하는 많은 팬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위치에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였다. 베풀어 주신 사랑만큼 실망이 크시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면서 "앞으로 축구선수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헌신하는 이강인이 되겠다. 죄송하고 감사하다"라고 사과문을 마무리했다
이강인의 사과문 이후 손흥민도 자신의 SNS를 통해 빠르게 반응했다. 그는 "조금 무겁고 어려운 얘기를 하겠다.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라면서 "나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감쌌다.
손흥민은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라면서 "나도 내 행동에 대해 잘했다 생각하지 않고 충분히 질타 받을 수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팀을 위해서 그런 싫은 행동도 해야 하는 것이 주장의 본분 중 하나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팀을 위해서 행동할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팀원들을 통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길 바란다.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린다"라면서 "그리고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들 중에 대표팀내 편가르기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무관하며 우리는 늘 한 팀으로 한 곳만을 바라보려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손흥민은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란스러운 문제를 일으켜서 진심으로 죄송하고 앞으로 대표팀이 이 계기로 더 성장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라면서 "다시 한 번 한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각오를 다졌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