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37, 인터 마이애미)가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홍콩 프리 프레스'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메시가 중국 팬들을 향해 '홍콩 노쇼'는 정치적인 이유와는 관련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중국 소셜 미디어 플랫폼 '웨이보'를 통해 사과 영상을 올렸다"라고 보도했다.
메시는 약 2분짜리 영상을 통해 "정치적 이유로 경기에 불참했다는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나는 중국과 매우 가깝고 특별한 관계를 맺어왔다. 중국에서 인터뷰, 경기, 이벤트 등 많은 일을 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메시는 홍콩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이유는 부상 우려였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2주 전에 말했던 것처럼 허벅지 근육에 염증이 생겼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경기를 치르던 도중 상태가 안 좋아졌다"라며 "홍콩에서도 공개 훈련에 나서며 회복하려 했지만, 불편함이 계속됐다. 그 뒤로 상태가 좋아지면서 일본에선 뛸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메시는 "언제나 중국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모두의 행운을 빈다. 난 FC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에서도 여러 번 경기를 치렀다. 다음에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메시의 노쇼 논란은 이달 초 불거졌다. 인터 마이애미는 지난 4일 홍콩 스타디움에서 홍콩 올스타팀을 상대로 친선전을 치러 4-1로 승리했다.
하지만 모두가 기대했던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는 둘 다 결장했다. 4만 석을 가득 메운 홍콩 팬들은 당연히 크게 실망했고, 사과와 환불을 요구했다. 홍콩 정부까지 나서서 설명을 요구했다. 이날 경기에선 가장 싼 입장권이 880홍콩달러(약 15만 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메시가 7일 일본에서 열린 비셀 고베전에 출전하면서 파장이 커졌다. 그는 고베전에서 후반 15분 교체 투입돼 경기장을 누볐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3일 전 홍콩에서 벤치만 지켰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를 본 중화권 팬들은 거세게 들고 일어섰다. 노골적으로 중국을 차별했다는 것.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는 메시의 홍콩 노쇼 배경에 '정치적 동기'가 있을 수 있다고 의심했고, 국회의원까지 나서서 "고의적이고 계산된 홍콩에 대한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메시가 직접 나서서 해명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고베전을 앞두고 "홍콩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은 불운한 일이었다"라며 "사우디에서 열린 첫 경기서 내전근에 불편함을 느꼈고, 이후 벤치로 향했다. 두 번째 경기에선 내전근 과부하로 인한 염증이 생겼다는 MRI 검사 결과가 있었다. 부상이 잘 느껴지지 않아 홍콩 경기에 출전하려 했고, 공개 훈련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자리이기에 나도 뛰고 싶었다. 그러나 근육에 불편함이 느껴져 그만둬야 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메시는 "축구에선 언제 부상으로 이탈할지 모른다. 난 늘 경기에 나서고 싶다. 특히 홍콩과 경기에선 우리를 보고자 하는 팬들이 많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뛰고 싶었다. 그러나 그 경기에선 뛸 수 없었다. 너무 아쉽다. 언젠가 다시 홍콩에서 경기하게 된다면 출전하고 싶다"라고 미안함을 전했다.
하지만 여파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중화권 팬들은 메시의 소셜 미디어를 찾아가 비난을 퍼부었고, 환불을 요구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홍콩 정부도 주최 측과 인터 마이애미를 향해 추가 해명을 요구했다. 일단 투어 주최 측이었던 '태틀러 아시아'는 티켓을 구매한 팬들에게 50%를 환불해 주기로 결정했다. 'CNN'에 따르면 태틀러 아시아는 이로 인해 무려 710만 달러(약 95억 원)를 물어주게 됐다.
심지어 아르헨티나 대표팀에도 불똥이 뛰었다. 중국축구협회는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아르헨티나와 두 차례 친선평가전을 취소했다. 아르헨티나는 3월에 중국을 방문해 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와 맞대결을 펼치기로 했으나 중국의 분노로 무산되고 말았다.
결국 메시는 19일 중국 팬들을 향한 사과 영상을 올리며 다시 한번 미안함을 전했다. 그가 올린 해명 영상은 약 한 시간 만에 댓글 2만 개와 좋아요 20만 개를 돌파하며 검색 순위 1위에 올랐다. 일부 팬들은 여전히 메시를 조롱했지만, 대다수 팬들은 마음을 풀어 사과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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